국민의당은 안철수 전 후보를 중심으로 ‘새 정치’를 내걸고 일어선 정당이다. 기존 양대 정당의 무능과 대립에 환멸을 느낀 유권자들이 지난해 4·13 총선에서 신생 정당임에도 39명의 국회의원을 만들어주었다. 지난 5월 대선에서는 700만 명 가까운 유권자가 안 후보에게 투표했다. 그런데 지난 대선 과정에서 문재인 대통령의 아들 준용 씨 ‘채용 특혜’ 의혹이 증폭되자 선거 막판에 ‘녹취 조작’까지 한 것으로 드러났다. 새 정치는 고사하고, 자유민주주의의 출발점인 공직 선거의 근간을 해치는 중대한 범죄행위다.

아직 사건의 전모가 명명백백히 밝혀지진 않았다. 그러나 이미 공개된 사실만 봐도 헌법에 의해 보호되고, 국고 지원을 받는 공당(公黨)의 존재 이유를 허무는 행태다. 당원 이유미 씨가 준용 씨의 유학 동료라는 허위 인물의 발언을 녹취해 제보로 둔갑시키고, 카카오톡 대화 화면도 만들었다고 한다. 이를 이준서 전 최고위원에게 넘겨준 사실까지 확인됐다. 당 차원에서는 열혈당원의 단독 범죄라고 하지만 정작 당사자는 당의 기획·지시 가능성도 시사했다.

수사는 어렵지 않을 것이다. 조직적 개입 및 배후 윗선의 존재 여부를 밝혀내야 한다. 수사 결과가 어떻든 국민의당은 정치적·도의적 책임을 면할 수 없다. 특히, 안 전 후보의 책임이 무겁다. 긴급체포된 이 씨는 안 전 후보의 제자였고, 출국금지된 이 전 최고위원은 당 영입 1호 인사였다. 사즉생(死卽生)의 자세를 보이지 않으면 다시 국민 앞에 정치개혁을 내걸고 지지를 호소할 명분도, 동력도 사라진다. 한편, 이번 사건으로 특혜 채용 의혹 자체가 없어지는 것은 아니다. 검찰은 이 부분도 함께 수사해 깨끗이 정리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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