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진국의 경우

제2의 건강보험으로 불리는 실손의료보험과 관련, 해외 선진 사례들을 거론하며 실손보험료 역시 본격적으로 차등화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이런 주장에는 보험 혜택이 많은 사람에게는 많은 부담을 지우고, 혜택이 적은 사람에게는 적게 부담을 지워야 한다는 원칙이 깔려 있다. 현재 독일 등 유럽의 선진 국가는 보험료 차등제도가 대중화돼 있으며 이를 통해 대다수 선량한 가입자에게 보험료 부담이 전가되는 것을 막고 있다.

29일 보험연구원에 따르면 독일은 ‘보험료 환급제도(Premium Refund System)’가 보험 상품에서 일반화돼 있다. 이는 가입자가 1년간 보험금을 청구하지 않으면 일정한 금액을 모아 납입 보험료를 환급해주는 것이다. 납입 보험료는 평균 2∼3개월, 최대 4개월치를 모아 되돌려 주고, 보험료 환급 규모는 가입 상품의 연간 누적공제금 규모에 따라 다르게 산정한다. 예를 들어 독일 A사의 경우 1년 동안 보험금을 청구하지 않으면 보험료의 15%를 되돌려주는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만약 4년간 청구하지 않는다면 환급금액은 보험료의 30%로 뛰게 된다.

영국도 ‘보험료 할인제도(No Claims Bonus·Discount)’가 보편화돼 있다. 독일의 보험료 환급제도가 무사고자 및 무청구자에게 보험료를 환급해주는 제도라면 영국의 보험료 할인제도는 보험금 수령 실적에 연계한 프로그램이다. 할인 단계를 할인 수준에 따라 몇 단계로 구분하고 1년 등 특정 기간 동안 가입자의 사고나 청구 실적에 따라 다음 연도의 갱신 보험료 할인율을 조정해주는 방식이다.

영국의 B사는 2년간 보험금을 청구하지 않으면 보험료를 1단계에서 약 10% 할인하고, 4년간 청구하지 않으면 2단계로 약 20% 할인해주는 시스템인 것으로 알려졌다. 반대로 1년 동안 보험금을 청구할 경우 할인 폭은 줄어드는 것이다.

한국도 몇몇 외국계 보험사가 올해 4월부터 영국식 할인제도를 일부 적용하고 있다. 그러나 아직 보편화하지 않은 상황이다. 정성희 보험연구원 연구위원은 “실손보험료 문제는 무조건 보험료를 인하해 보험업계에 부담을 주는 방식보다는 실손보험료에 구조적인 모순은 없는지, 해외 사례는 어떠한지 등을 종합적으로 파악해 해결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김만용 기자 mykim@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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