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와! 움직인다. 야호! 소리가 들려요.”
교실에서 아이들의 환호성이 울려 퍼져 나왔다. 얼마 전까지 고개를 숙인 채 스마트폰 게임만 하던 아이들이었다. 청소년 과학탐구반에 들어온 이후 아이들은 변하기 시작했다. 컴퓨터의 원리를 깨닫고, 알고리즘을 이해하고 직접 체험하면서 프로그램까지 만들어 냈다. 아이들은 그렇게 과학 탐구에 푹 빠졌다.
충남 금산군 금산읍 금산초등학교에서 과학수업을 전담하고 있는 김동수(43) 교사는 과학영재의 꿈을 키우는 아이들에게 꿈과 희망을 심어 주고 있는 ‘꿈나무 지도자’다. 초등교육학을 전공했지만, 개인적인 관심사로 시작한 과학공부에 푹 빠져 어느새 과학 전담 교사로 ‘전공’을 바꿨다.
“개인적으로 과학에 관심이 많았는데, 2005년 충남 태안의 방포초등학교로 부임하면서 아이들과 과학 조사를 시작한 게 과학 동아리를 만들게 된 계기였습니다. 태안에는 바닷가에서 날려 온 모래가 쌓인 해안사구가 유명한데 해안사구의 해안식물 등을 아이들과 함께 조사하면서 재미있어 하는 아이들을 보고 과학탐구반을 처음 만들게 된 겁니다.”
김 교사는 28일 문화일보와의 인터뷰에서 과학 동아리를 이끌게 된 사연을 이렇게 소개했다. 특히 “시골 학생들은 과학관이나 박물관 등을 접할 기회가 많지 않아 이런 활동을 통해 아이들의 과학에 대한 호기심을 채워 줘야겠다고 생각했다”고 전했다. 김 교사의 과학탐구 정신은 2015년 금산초등학교에 부임한 이후에도 계속됐다. 달라진 게 있다면 본교 학생들뿐 아니라 인근 지역의 다른 학교 학생들도 함께 김 교사와 과학공부를 하며 각종 과학경시대회 등에 참가해 좋은 성적을 내고 있다는 사실이다.
아이들의 흥미를 끌어낼 방법을 고민하던 김 교사가 생각해낸 것은 아이들의 관심도가 높은 로봇과 컴퓨터였다.
“학생들은 재미가 없으면 수업에 집중하지 않아요. 조금만 흥미가 떨어져도 옆 친구와 잡담하거나 그림을 그리거나 고개를 숙여 버리지요. 그래서 항상 흥미 넘치는 수업을 하려고 노력합니다. 그러면 학생들은 자연스럽게 선생님에게 집중하고 뭔가 하나라도 더 듣고 싶어 합니다.”
김 교사는 아이들이 더 재미있어 하는 로봇을 연구하는 로봇영재반을 운영하고 있다. 자신 역시 공주교대에서 로봇교육대학원을 다니며 로봇공학에 대한 지식을 쌓아 나가고 있다. 그냥 단순히 ‘놀이 수준’의 동아리를 운영하는 것이 아니다. 실제, 학생들이 각종 과학대회에 참가해 좋은 실적을 내고 있다. 2015년 김 교사와 함께 과학탐구반 활동을 했던 박모 군과 변모 군은 청소년 과학탐구반 전국대회에서 동상을 받았다. 3D 프린터를 처음 봤을 때 “이게 뭐예요?”라며 신기해했던 박 군은 이제는 현관문에 설치된 지문인식기를 교실 사물함에 설치할 정도로 컴퓨터 실력이 늘었다. 아버지와 둘이 살고 있는 또 다른 박모 군은 충남정보올림피아드 소프트웨어(SW) 공모부문에서 은상을 탔다.
“베트남 어머니를 둔 고모 군은 언제나 말이 없고 친구들과 잘 어울리지 못하는 학생이었어요. 하지만 SW 수업에서만큼은 그렇지 않아요. 모르는 게 있으면 다른 친구들에게 물어보고, 자신이 아는 걸 친구들에게 알려 주는 등 인정 많은 학생으로 변했죠. 이제는 친구들과 떠들고 웃으며 즐겁게 수업에 참여하고 있어요.”
학생들이 밝게 변하는 과정을 지켜보고 있으면 보람을 느낀다고 김 교사는 말했다. 그래서 그의 꿈은 ‘무한상상실’ 만들기다. 아이들이 직접 만들어 보고 체험하며 표현하는 공간과 시간을 만들고 싶다는 것이다.
“제가 선생님 반이어서 정말 좋았어요. 이렇게 1박 2일 동안 체험학습을 하고, 선생님과 밥도 같이 먹고 반찬도 만들면서 너무 즐거웠어요. 밤에 별도 보고 달도 보면서 친구들과 웃고 떠들던 기억이 떠올라요. 기회가 된다면 또 선생님과 같이 가고 싶어요.”
이모 군은 학교 운동장에서 천체망원경으로 달을 관측하는 캠핑에 참여해 만들었던 김 교사와의 추억을 회고하며 환하게 웃음 지었다.
임대환 기자 hwan91@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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