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암 말기 판정을 받고 교도소 밖 병원으로 이송된 노벨평화상 수상자 류샤오보(劉曉波·62·사진)가 “죽어도 서방(유럽이나 미국)에서 죽겠다”며 강력한 출국 희망 의사를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류샤오보를 받아들이기 위해 중국 정부와 협의하고 있는 유럽 국가는 독일이며, 미국도 높은 관심을 보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29일 이들을 지원하고 있는 자원봉사자들에 따르면 베이징(北京) 주재 독일 대사관은 류샤오보의 부인 류샤(劉霞·56)에게 부부의 독일 이주 의사를 타진, 류샤가 5월 말 남편을 면회해 동의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독일은 이달 들어서부터 중국 정부와 협의를 시작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협의 과정에서 류샤오보의 건강상태가 심각한 것으로 판명돼 해외 이주 의사에 변화가 없는지 재차 확인한 결과 죽더라도 유럽이나 미국으로 가겠다는 의사를 분명히 밝혔다고 전해졌다. 이날 아사히(朝日) 신문 등에 따르면 류샤는 4월에 쓴 편지 두 통을 인터넷에 공개했다. 한 통은 류사의 건강이 좋지 않아 류사오보도 출국에 동의했다는 것과 독일이 이들 부부를 받아들이겠다는 의사를 밝혔다는 사실을 중국 정부에 전달하는 내용이다.
류샤오보는 2008년 공산당 일당체제 종식을 요구한 ‘08 헌장’ 서명 운동을 주도하다가 이듬해 ‘국가 전복’ 혐의로 11년 형을 선고받고 랴오닝(遼寧)성 진저우(錦州) 교도소에 수감돼 복역하던 중 2010년 노벨평화상을 수상했다. 중국은 이에 반발해 노르웨이산 연어의 수입을 중단했다가 최근 들어 수입 재개를 논의하고 있다.
중국 당국은 최근 독일과 이들 부부의 출국 관련 협의를 시작했으며, 이 과정에서 복역 중인 류샤오보가 교도소 밖 의료기관에서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허용한 것으로 전해졌다. 당초 류샤오보는 변호인을 통해 해외로 건너가 치료받을 계획이 없다고 밝혔지만 최근 몇 년간 아내 류샤의 건강이 나빠지고 부모가 잇따라 사망한 데다 유럽의 한 국가로부터 이들 부부를 받아들일 준비가 돼 있다는 답변이 오자 마음을 바꾼 것으로 전해졌다.
류샤오보가 간암 말기에 이르도록 어떤 조치도 취하지 않은 중국 정부에 대해 외부에서는 “북한이 오토 웜비어를 식물인간이 되도록 만들어 놓고 죽기 며칠 전에야 풀어준 것과 무엇이 다른가”라는 비판의 목소리가 제기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