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주 세계태권도선수권’ 참가 고국온 라상현 피지 국가대표 감독

인구 90만 명의 작은 섬나라 피지는 1983년 세계태권도연맹(WTF)에 가입했다. 하지만 세계태권도선수권대회 출전은 올해가 처음. 29일 전북 무주군 국립태권도원에서 만난 라상현(45·사진) 피지 국가대표 감독은 “피지와 남태평양의 다른 섬나라인 투발루가 처음으로 세계선수권에 참가했다”며 “아직 세계와의 격차는 크지만, 좋은 경험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라 감독은 2006년 피지와 첫 인연을 맺었다. 한국국제협력단(KOICA) 소속으로 피지에 파견돼 경찰학교에서 2년 동안 태권도를 가르쳤다. 2011년에는 대구에서 운영하던 도장의 문을 닫고 피지로 옮겨 태권도를 본격적으로 보급하기 시작했다. 라 감독은 “어린 시절 외국에서 태권도를 전파하는 사범을 TV 프로그램에서 봤고, 언젠가는 그분처럼 해외에서 태권도를 전수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며 “(한국에서) 아파트 평수를 늘리는 재미 없는 삶이 아닌, 더 의미 있는 일을 하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2011년 피지의 태권도인은 100명이 채 안 됐다. 라 감독은 “지금 제자 400여 명을 가르치고 있다”며 “하나같이 뜨거운 열정으로 태권도를 익히고 있다”고 덧붙였다. 라 사범은 투발루와 또 다른 섬나라 키리바시에서도 태권도를 보급하고 있다. 투발루와 키리바시는 사범이 없어 승단 심사를 할 수 없는 상황이었지만 라 감독이 이를 해결했다.

라 감독은 피지 주재 한국대사관과 협력, 매년 피지대사배 태권도대회를 개최하고 있다. 피지에서 열리는 유일한 태권도대회. 라 사범은 또 피지 수도 수바에 있는 한글학교 교장, 오세아니아 한글학교협의회 회장도 맡고 있다. 라 감독은 “태평양 섬나라의 젊은이들이 태권도를 친숙하게 여긴다면 한국의 이미지를 높이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며 “피지 등지에서 태권도가 자생력을 갖출 수 있도록 현지인 태권도 사범을 길러내고 싶다”고 말했다.

무주=글·사진 조성진 기자 threemen@munhwa.com
조성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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