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한국당이 3일 전당대회에서 홍준표 대표와 최고위원 5명을 선출하는 등 새 지도부를 출범시켰다. 지난해 12월 16일 이정현 대표 체제가 무너진 지 6개월 이상 지난 뒤에야 정상 체제가 된 것이다. 그러나 홍 대표 등 새 지도부 앞에는 꽃길 대신 가시밭길만 놓여 있다. 이들이 전당대회를 치르면서 뼈저리게 느낀 것은 국민의 무관심과 ‘반감’일 것이다. 지난주 갤럽이 발표한 한국당 지지율은 역대 최저인 7%로, 군소정당 수준이다. 이것이 107석의 원내 제1야당이고, 보수 정치세력을 대표한다는 정당의 현주소다.

한국당은 전당대회 과정에서 ‘달라질게요’라는 슬로건을 내걸었다. 그러나 부각된 것은 ‘막말’과 ‘남 탓’이었다. 비전이나 희망은 보이지 않았다. 전면 혁신이 절박하다. 홍 대표 본인부터 달라져야 한다. 야박하게 들릴 수 있지만, 필요하면 ‘대표’ 권한을 내놓는 것도 주저해선 안 된다. 친박·비박 구원(舊怨)은 물론이고, 경선 과정에서 싹튼 친홍·비홍 식의 갈등 해소가 급선무다. 이를 위해 홍 대표 등 지도부부터 사즉생(死則生) 실천에 앞장서야 할 것이다.

궁극적으로 한국당의 활로(活路)는 보수의 가치를 제대로 구현(具現)하는 데 있다. 당장은 국가관·도덕성·능력이 부적격으로 확인된 김상곤 교육, 송영무 국방, 조대엽 고용노동 장관 후보자를 선명하게 반대해야 한다. 문재인 정부의 무리한 대북 대화 시도가 있다면, 명확하고 치밀한 논리를 통해 견제해야 한다. 안보, 성장, 법치, 공동체 헌신 등 품격을 갖춘 보수의 이념을 재정립하고, 그런 인재의 발굴·양성에도 진력해야 한다. 홍 대표는 여의도연구소가 시작한 보수 토론회를 활성화하는 등 보수의 지평을 넓히는 당 안팎의 작업들도 적극 지원해야 할 것이다. 그 과정에서 같은 뿌리를 가진 바른정당과도 감정적인 주도권 경쟁에서 탈피, 당장 내년 6월 지방선거를 바라보며 협력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 그리고 더 멀리 양당의 재통합 방안까지 염두에 둘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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