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영화 ‘위기론’이 솔솔 피어오르고 있습니다. 매주 굵직한 한국 영화가 개봉하고, 박스오피스 상위권에 여러 작품이 올라 있는데 무슨 소리냐고 말하는 분들이 있을 겁니다. 또 올해 칸국제영화제에 한국 영화와 한국 감독의 연출작 등 다섯 편이 진출했고, 해외 판매도 잘되고 있는데 뜬금없이 위기론을 제기하는 것에 의문이 생기기도 할 겁니다.
하지만 한국 영화계에서는 오래전부터 작품의 만듦새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나왔습니다. 어디서 본듯한 장면들을 이어붙인 것 같은 ‘낫 배드(Not Bad)’ 영화들이 양산되고 있다는 지적입니다. 최근에 나온 영화들은 대부분 기존에 확인된 흥행 요소들을 적당히 ‘짜깁기’하고, ‘티켓파워’를 갖춘 남자 배우들을 여러 명 내세워 관객을 유혹(?)합니다. SNS 입소문을 통해 바람을 타면 ‘대박’이 나기도 하고, 아니더라도 적당한 성적을 올리면 된다는 게 전략인 것처럼 보입니다.
영화 제작자들은 대기업 투자배급사에 시나리오를 넣기가 겁난다고 합니다. 나름 새로운 이야기로 투자사를 설득하지만 ‘사공’이 많다 보니 배가 산으로 가는 경우가 허다하다는 푸념이 나옵니다. 작품성을 강조한 부분은 잘려나가고, 흥행에 도움이 되는 부분을 덧씌우는 겁니다. 그러면서 공장에서 찍어낸 벽돌처럼 천편일률적으로 만들어지지만 제작자들은 말 한마디 못하고 받아들이는 실정입니다. 투자를 받아야 영화를 만들 수 있고, 투자사의 계열사인 극장 스크린을 잡을 수 있기 때문이죠. 올해 개봉한 영화 중 흥행 순위 10위 안에 자리 잡고 있는 한국 상업영화의 면면을 보면 이런 상황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공조’ ‘더 킹’ ‘프리즌’ ‘보안관’ ‘재심’ ‘마스터’ ‘임금님의 사건수첩’ ‘특별시민’ 등 대부분 이 영화 저 영화를 섞어놓은 듯한 느낌이 듭니다. 그러면서도 경쟁구도에서 적당히 우위를 점하며 좋은 성적을 내기도 하고, 100만∼200만 명 정도의 관객을 모으기도 했지만 뒷맛이 개운치 않습니다.
영화담당인 저는 요즘 주변에서 “볼만한 한국 영화가 없다”는 말을 많이 듣습니다. 수치로 봐도 지난 5, 6월 한국 영화 점유율이 지난해 같은 달에 비해 떨어졌습니다. 일시적인 현상이고, 항상 좋을 수만은 없지 않냐고 넘길 수도 있지만 한국 영화계가 최고 전성기를 누리다가 맥없이 주저앉은 홍콩 영화계와 비슷하게 흘러가는 것 같아 걱정됩니다.
1980∼1990년대 아시아 영화의 맹주로 군림했던 홍콩 영화계는 1997년 홍콩이 중국에 반환되며 활력을 잃었습니다. 이 시기에 흥행 성공한 ‘홍콩 누아르물’을 내용만 조금 바꿔 만든 유사 작품이 쏟아져 나왔고, 잘나가는 스타들은 반복해서 소모됐습니다. 그러다가 결국 침체의 늪으로 빠져들었습니다.
한국 영화 관계자들이 바짝 긴장해야 할 때입니다. 관객들의 인내심에도 한계가 있으니까요.
대중문화팀장·kckim@
하지만 한국 영화계에서는 오래전부터 작품의 만듦새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나왔습니다. 어디서 본듯한 장면들을 이어붙인 것 같은 ‘낫 배드(Not Bad)’ 영화들이 양산되고 있다는 지적입니다. 최근에 나온 영화들은 대부분 기존에 확인된 흥행 요소들을 적당히 ‘짜깁기’하고, ‘티켓파워’를 갖춘 남자 배우들을 여러 명 내세워 관객을 유혹(?)합니다. SNS 입소문을 통해 바람을 타면 ‘대박’이 나기도 하고, 아니더라도 적당한 성적을 올리면 된다는 게 전략인 것처럼 보입니다.
영화 제작자들은 대기업 투자배급사에 시나리오를 넣기가 겁난다고 합니다. 나름 새로운 이야기로 투자사를 설득하지만 ‘사공’이 많다 보니 배가 산으로 가는 경우가 허다하다는 푸념이 나옵니다. 작품성을 강조한 부분은 잘려나가고, 흥행에 도움이 되는 부분을 덧씌우는 겁니다. 그러면서 공장에서 찍어낸 벽돌처럼 천편일률적으로 만들어지지만 제작자들은 말 한마디 못하고 받아들이는 실정입니다. 투자를 받아야 영화를 만들 수 있고, 투자사의 계열사인 극장 스크린을 잡을 수 있기 때문이죠. 올해 개봉한 영화 중 흥행 순위 10위 안에 자리 잡고 있는 한국 상업영화의 면면을 보면 이런 상황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공조’ ‘더 킹’ ‘프리즌’ ‘보안관’ ‘재심’ ‘마스터’ ‘임금님의 사건수첩’ ‘특별시민’ 등 대부분 이 영화 저 영화를 섞어놓은 듯한 느낌이 듭니다. 그러면서도 경쟁구도에서 적당히 우위를 점하며 좋은 성적을 내기도 하고, 100만∼200만 명 정도의 관객을 모으기도 했지만 뒷맛이 개운치 않습니다.
영화담당인 저는 요즘 주변에서 “볼만한 한국 영화가 없다”는 말을 많이 듣습니다. 수치로 봐도 지난 5, 6월 한국 영화 점유율이 지난해 같은 달에 비해 떨어졌습니다. 일시적인 현상이고, 항상 좋을 수만은 없지 않냐고 넘길 수도 있지만 한국 영화계가 최고 전성기를 누리다가 맥없이 주저앉은 홍콩 영화계와 비슷하게 흘러가는 것 같아 걱정됩니다.
1980∼1990년대 아시아 영화의 맹주로 군림했던 홍콩 영화계는 1997년 홍콩이 중국에 반환되며 활력을 잃었습니다. 이 시기에 흥행 성공한 ‘홍콩 누아르물’을 내용만 조금 바꿔 만든 유사 작품이 쏟아져 나왔고, 잘나가는 스타들은 반복해서 소모됐습니다. 그러다가 결국 침체의 늪으로 빠져들었습니다.
한국 영화 관계자들이 바짝 긴장해야 할 때입니다. 관객들의 인내심에도 한계가 있으니까요.
대중문화팀장·kck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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