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核공조 등 창구로 정례화 합의
美선 FTA·방위비 논의 나설 듯


문재인 정부의 첫 한·미 정상회담에서 정례화하기로 합의된 외교·국방(2+2) 장관회의의 역할이 주목받고 있다. 양국의 외교·안보 분야 고위급 상설 협의체로 부상함에 따라 북핵 공조와 한·미 연합방위 태세 구축 등에 대한 주요한 소통 채널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미국 측이 한국의 대북 정책에 제동을 걸거나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재협상, 주한미군 방위비 분담금 증액 문제 등에 대한 압박 채널로 활용할 가능성도 있다.

4일 청와대와 정부에 따르면 한·미 외교·국방 장관 회의는 이명박 정부 시절인 2010년 7월 1차 회의를 시작으로 2년에 한 번꼴로 총 4차례 개최됐다. 북핵 실험 등 북한의 핵·미사일 도발 위협이 높아졌을 때 일정을 잡아 대응 방안을 논의하는 형식이었다. 하지만 이번 정상회담으로 관련 회의가 정례화돼 한반도 및 국제 문제에 대한 한·미 간 공조 체제를 유지하는 핵심 라인으로 자리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외교·국방 장관회의는 큰 틀의 합의 내용이 담긴 한·미 정상회담 공동성명을 구체화하는 역할을 할 것으로 알려졌다. 한반도 평화 통일 환경 조성에 대한 한국의 주도적 역할 내용, 북한과 대화의 전제조건으로 명시한 ‘올바른 여건’의 수준, 추가적인 대북 제재 조치, 전시작전통제권 환수 시기, 확장억제력 강화 방안 등이다.

문재인 대통령의 언론 발표문에 포함된 한·미 간 방위산업기술 분야 협력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언론 발표문에 포함된 한·미 FTA 재협상, 주한미군 방위비 분담금 증액 문제도 이 채널에서 논의될 가능성이 크다. 여권 관계자는 “포괄적 합의 및 논의 내용을 나열한 공동성명과 언론발표문의 구체적 모습이 외교·국방 장관회의를 통해 드러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청와대는 전날 브리핑을 자청해 한·미 정상회담에서 미국 측의 한·미 FTA 재협상, 방위비 분담금 증액 요구에 대해 적극적으로 반박한 뒷얘기를 전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FTA 재협상은 규정상 양국이 합의에 이르러야 되는 것이지 한쪽이 주장한다고 해서 되는 것이 아니다”라며 “미국이 규정을 통해 정식 위원회 소집을 말하면 응하면 되는 것이고, 합의는 두 국가 견해가 일치해야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한·미 FTA 재협상에 대한 후속조치에 대해서도 “우리는 할 게 없다. 미국 측이 본인들의 권리를 행사하면 우리가 대응하면 될 일”이라며 미국 측 움직임에 앞서지 않되 그 수준에 맞춰 대응할 뜻을 밝혔다.

유민환 기자 yoogiza@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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