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고교생 섭취비율 美보다 높아
판매관리 허술… 구입제한 필요


올해 고등학교에 입학한 A 군은 매주 금요일마다 고카페인 에너지 음료를 마신다. 금요일 저녁 수학학원 강의를 들을 때마다 쏟아지는 졸음을 쫓기 위해서다. A 군은 카페인 음료가 몸에 좋지 않다는 이야기를 많이 들어 최근 커피 우유로 바꿀까 생각하고 있지만, 달콤한 각성효과 때문에 에너지 음료를 끊지 못하고 있다.

이처럼 고카페인을 섭취하는 우리나라 청소년이 에너지 음료 천국인 미국보다도 많은 것으로 나타나 청소년 건강이 위협받고 있다. 정부가 2014년부터 에너지 음료 판매 금지 등 청소년 보호 대책을 추진하고 있지만, 학교 매점이나 우수 판매업소에서만 판매가 금지돼 있을 뿐 편의점이나 일반 상점에서는 청소년이 손쉽게 구매할 수 있는 탓이다. 에너지 음료는 강장 음료의 한 종류로, 고농도의 카페인과 타우린 같은 교감신경 자극제가 들어 있어 성장기 청소년의 경우 두통·우울증·고혈압 등 각종 부작용을 일으킬 수 있다.

4일 한국학교보건학회지 최근호에 게재된 ‘고등학생 고카페인 에너지 음료 섭취에 대한 관련 요인’(라진숙·윤희경·김혜선·류정림 충남대 간호대)에 따르면 2015년 청소년 건강행태 온라인조사 자료의 고교생 3만3744명을 대상으로 분석한 결과, 12.2%가 최근 일주일 내에 에너지 음료를 섭취한 적이 있다고 응답했다. 이는 미국(8.0%)보다 높은 수치다.

연구결과를 보면, 에너지 음료는 특히 학업 성취도가 낮은 학생이 더 많이 섭취했다. 정서적 특성에서는 우울증이 심한 학생에게서 에너지 음료 섭취가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우울한 학생의 에너지 음료 섭취가 그렇지 않은 학생에 비해 1.697배 높았다. 또 건강 관련 지표가 나쁠수록 에너지 음료 섭취 비율도 높았다. 최근 한 달 내 흡연경험이 있는 학생의 에너지 음료 섭취 비율은 흡연경험이 없는 학생에 비해 1.336배 높았고, 음주 경험이 있는 학생은 1.126배 높았다. 탄산음료를 즐기는 학생도 에너지 음료 섭취 비율이 1.8배 높았다. 단 음료를 즐기는 학생 역시 1.715배 더 많이 섭취했다. 수면 시간이 7시간 미만 학생도 7시간 이상인 학생에 비해 에너지 음료 섭취 비율이 1.307배 높았다.

연구팀은 “유럽 일부 국가에서는 청소년의 에너지 음료 섭취를 정책적으로 제한하고 있거나, 판매를 엄격히 관리하고 있다”며 “우리나라도 청소년의 에너지 음료 구입을 제한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이용권 기자 freeuse@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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