脫원전 논란 속 안전성 뛰어나… 건설비 5분의 1로 줄어

발전 규모 100~300MW
‘3세대 플러스형’ 새 원자로
냉각수 유출 가능성 전혀 없어
13개국서 56종류 개발 경쟁
한국이 세계 최고기술력 보유


국내에서 탈(脫)원전 정책이 급부상하는 가운데, 사고 제로 안전 원전으로 불리는 ‘소형 모듈 원자로(SMR·Small Modular Reactor)’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4일 원자력 학계와 관련 업계에 따르면 대형 원전의 사고 우려가 커지면서 상대적으로 발전 규모와 위험성을 대폭 감소시킨 차세대 원자로가 각광받고 있다. 원전 핵심설비인 원자로의 경우 1세대 초기 원형 원자로, 2세대 상업용 원자로를 거쳐 3세대 개량형 원자로의 세대교체가 진행 중이다.

특히 3세대에서 반 발짝 더 나아간 ‘3세대+(플러스)’ 원자로 가운데, 기존 대형 원전 발전 출력의 3분의 1 규모인 100~300MW 이하의 소형 모듈 원자로가 안전성과 경제성 측면에서 주목받고 있다.

SMR는 ‘뒷마당에 설치하는 원자로’란 별명대로 대형 원전의 증기발생기, 가압기, 원자로 냉각재 펌프 등 여러 대로 구성된 주변 기기를 하나의 압력 용기에 컴팩트하게 집어넣은 일체형 원자로이다. 대형 원전에서 주변 기기를 잇는 배관을 없앰으로써 냉각재 유실사고의 위험성을 원천 제거해 안전성을 획기적으로 높였다. 소형의 기동성과 건설 비용 및 공기 단축도 큰 장점으로 꼽힌다. 원전 사고에서 가장 흔한 파이프 균열 후 방사능 오염물질을 함유한 냉각수 유출의 가능성을 100% 없앤 것이다.

사고 때 기존 원전처럼 비상 냉각장치(외부 냉각수)와 비상 전원이 별도로 작동하지 않아도 원자로 외벽을 통해 방사성 붕괴열이 자연적으로 배출할 수 있도록 설계돼 안전한 원자로로 불린다. 건설비용 역시 대형 원전의 5분의 1 수준이며, 건설 기간도 기존 50개월에서 36개월로 25% 가량 줄어들게 된다.

이에 따라 전 세계 13개 국이 56개 종류의 SMR를 경쟁적으로 개발 중이다. 우리나라는 오는 2022년 가동을 목표로 사우디아라비아에 수출한 한국원자력연구원(KAERI)의 한국형 SMR 인‘스마트 원자로’가 대표적이다. 이 분야에서는 미국보다 5년 이상 기술력이 앞서는 등 현재 세계에서 가장 높은 경쟁력을 보유한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전 세계 발전소(약 12만7000기)의 97%는 300MW 이하의 소형 발전소로, 이 가운데 30년 이상 노후화된 화력발전소들의 경우 화석연료 가격 상승 등으로 소형 원전 교체에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 필리핀·몽골·말레이시아·칠레·카자흐스탄·사우디아라비아 등 전력망의 규모가 적어 1000㎿ 이상의 대량 전기출력이 필요 없는 개발도상국, 넓은 국토에 인구가 분산된 국가, 해수담수화 수요가 높은 국가는 1기당 건설 비용이 3조 원을 넘는 대형 원전보다 중소형 원전에 눈을 돌리고 있다.

노성열 기자 nosr@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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