잔디 관리사, 경기 규격인 8㎜ 유지 위해 매일 잔디 깎아야
테니스공 관리인, 특수제작 창고서 24시간 교대근무… 볼 관리
■ 심판·라인맨 330명
30페이지 규칙·규정 숙지 기본
찜통더위속 경기땐 물 못마셔
복장 갖추고소매걷으면 안돼
대회전엔 2∼3차례 시력검사
■ 볼보이·볼걸
32개校 만 15세이상 학생 대상
올해 800명 몰려…170명 선발
2월부터 5개월간 고강도 훈련
고개각도등 바른자세 반복연습
■ 음식 유통업자
흰 크림 얹은 딸기, 판매 최다
대회기간 딸기 소비 무려 28t
1만여명 경찰 경기장주변 지켜
결승 이벤트 진행요원‘구슬땀’
윔블던은 1878년 출범했다. US오픈(1881년), 프랑스오픈(1891년), 호주오픈(1905년) 등 4대 테니스 메이저대회 중 가장 오랜 역사를 자랑한다. 그래서 메이저 중의 메이저로 불리며 선수들은 윔블던 타이틀을 그 어느 우승보다 영광스럽게 여긴다. 테니스는 과거 유럽의 상류층만이 즐길 수 있었던 귀족 스포츠였기에 지켜야 하는 예의와 규칙이 많은 종목. 테니스가 대중화된 지금은 격식에 크게 얽매이지 않지만, 올해로 140주년을 맞은 윔블던은 전통을 고수하고 있다. 흰색 유니폼만 허용하는 게 대표적인 예. 윔블던은 또 최고의 경기력을 보장하기 위해 완벽한 지원 체계를 가동한다. 윔블던을 세계 최고의 무대로 가꾸는 건 쉽지 않은 일이며, 이 때문에 ‘극한직업’에 비유된다.
잔디코트는 윔블던의 상징이다. 4대 메이저대회 중 유일하게 잔디코트에서 열린다. 잔디코트는 클레이, 하드코트보다 관리하기가 훨씬 까다롭다. 잔디를 어떻게 관리하느냐에 따라 공의 바운스와 속도가 달라진다.
영국은 물론 미국, 호주 등에서 잔디 전문가 20여 명이 투입된다. 이들은 매년 4월 영국 런던에 모여 7t이 넘는 흙을 뿌리고 가뭄, 홍수에 견딜 수 있도록 특수 재배된 5400만 여 개의 잔디 씨앗을 41개 코트에 나눠 심는다.
5월까지 잔디가 15㎜까지 자라도록 보살핀 뒤 규정에 따라 8㎜를 유지하기 위해 매일 잔디를 깎는 작업을 반복한다. 또 나트륨 등 영양제를 주기적으로 뿌려준다.
‘잔디 전담팀’은 대회 중엔 경기와 훈련이 모두 끝나는 자정 이후 코트에 투입된다. 대회가 끝난 뒤에도 10월 말까지 현장에 남아 습도 등 토양과 잔디에 관련된 데이터를 분석한다. 다음 시즌을 준비하기 위해서다.
24년 경력의 윔블던 잔디 관리 최고 책임자 닐 스터블리는 “20년 넘게 윔블던의 잔디와 동고동락하고 있지만, 아직도 최상의 잔디를 유지하려는 방법을 고민하고 있다”며 “앤디 머리(영국), 로저 페더러(스위스) 등 세계적인 스타들이 우리가 관리한 코트 위에서 플레이하는 걸 볼 때마다 뿌듯함을 느낀다”고 말했다.
심판과 라인맨은 더위와 싸워야 한다. 올해 윔블던엔 모두 330명이 투입됐다. 이들은 30페이지 안팎의 규칙과 규정을 숙지해야 한다. 30도를 오르내리는 더위가 괴롭히지만, 경기 중엔 물을 마실 수 없다. 또 지정된 복장을 갖춰야 하고, 특히 덥다고 소매를 걷으면 안 된다. 색깔이 있거나 특정 상표가 담긴 머리띠 등의 착용도 금지된다. 대회 전엔 2∼3차례에 걸친 시력 검사까지 받아야 한다.
볼보이와 볼걸의 선발 과정은 무척 까다롭다. 조직위원회가 엄선한 영국 전역 32개 학교에서 만 15세 이상 학생의 지원을 받아 선발한다. 올해 윔블던을 위해 800여 명이 지원했고, 이 가운데 170명이 뽑혔다. 약 5 대 1의 치열한 경쟁률. 이들은 2월부터 6월까지 고강도의 훈련을 받는다. 데일리텔레그래프는 “볼보이, 볼걸의 교육과정은 군사 훈련을 방불케 한다”고 표현했다. 테니스 규칙을 배우고, 경기 중 유지해야 하는 팔과 고개 각도 등 ‘바른 자세’를 반복적으로 연습한다. 경기 내내 뛰어다니며 공을 주워야 하기에 체력 훈련도 빼놓을 수 없다.
윔블던에서 한 해 사용되는 공은 5만4000개. 테니스공 관리는 잔디 관리만큼이나 중요하다. 5만4000개의 공에 흠집이 생기면 안 되며, 습기가 차 무거워지거나 건조해 갈라져도 안 된다. 공은 2∼3월 영국 런던에 도착해 특수제작된 창고에 보관된다. 이때부터 날씨와 관계없이 공 창고 실내 온도를 20도로 유지한다. 대회 기간 중엔 24시간 교대로 근무하며 공을 지킨다. 전직 심판이자 올해로 70세인 ‘노장’ 브라이언 마들링이 공 관리 책임자. 마들링은 대회 중엔 조직위 사무실에 마련된 모니터로 모든 코트를 체크하고, 예상보다 공이 많이 투입되는 코트가 있으면 재빠르게 공을 추가 배급한다.
윔블던에서 가장 많이 팔리는 먹거리는 흰 크림을 얹은 딸기. 딸기는 윔블던의 특산품이다. 대회 기간 소비되는 딸기는 무려 28t, 크림은 7000∼8000ℓ에 달한다. 딸기 유통업자들은 전날 딴 딸기를 매일 새벽 4시까지 경기장 주변에 있는 냉동 창고에 보관해 신선도를 유지해야 한다. 딸기와 함께 인기 상품인 칵테일도 25만 잔 정도가 팔린다.
데일리텔레그래프는 이 외에도 대회 기간 경기장 주변을 지키는 1만여 명의 경찰과 안전요원, 결승전 이벤트 진행 요원 등을 윔블던의 극한직업으로 선정했다. 데일리텔레그래프는 “이들 모두의 노력으로 윔블던이 140년의 전통을 이어올 수 있었으며, 최고의 메이저대회 타이틀을 유지할 수 있었다”고 치켜세웠다.
손우성 기자 applepie@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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