印 “국경 내 도로 건설 중단”
부탄도 中 정부에 공식 항의
中 “공사 중단시켜 평화 훼손”
양측 성명 발표하며 신경戰
모디, 美·이스라엘 연쇄 방문
동맹관계 다지며 中견제 나서
중국이 지역 내 라이벌인 인도와 사상 최장 기간 국경에서 대치하며 긴장감이 높아지고 있다. 이런 가운데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는 미국과 이스라엘을 연쇄 방문하며 중국과의 대결 진영 다지기에 나섰다.
6일 인도와 중국 매체들의 보도에 따르면 인도 동북부 시킴 인근 지역에서 중국군과 인도군의 국경 대치 상황이 한 달 넘게 장기화하고 있다. 타임스오브인디아는 1962년 중국-인도 전쟁 이후 양국의 대치 상황이 이처럼 길어진 것은 55년 만에 처음이라고 보도했다. 이 신문은 중국군이 2012년 인도-중국-부탄 국경 인근 도카라 지역(중국명 둥랑(洞朗)·부탄명 도클람)에 설치한 인도군의 벙커 2기를 철거하라고 요구하면서 최근 대치가 시작됐다고 전했다. 야간에 중국 측이 인도군 벙커가 설치된 곳이 중국 영토라고 주장하며 불도저를 동원해 벙커들을 파괴했다고 신문은 덧붙였다. 인도 외교부는 지난달 16일 이 지역에서 중국 인민해방군이 아무런 협의 없이 도로를 건설하기 시작한 것을 부탄군이 발견해 부탄과 인도가 중국 측에 건설 공사 중단을 요구했다고 밝힌 바 있다. 중국 정부는 인도 측이 오히려 국경에서 분란을 일으켰다고 비난했다. 런궈창(任國强) 국방부 대변인은 성명을 내고 인도군이 중국 영토 둥랑 지구에서 진행 중인 도로공사를 중단시켜 국경의 평화와 안정을 심각히 훼손했다고 주장했다.
중국과 인도, 부탄 등 3국은 모두 이 지역의 국경이 1890년 중국과 영국 간의 조약에서 확정됐다고 인정하고 있지만, 실제로 3국 국경이 만나는 지점을 놓고서는 20㎞ 이상 견해차를 보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국경에서는 수시로 대치 상황이 발생하고 있다. 인도와 중국군은 직접적인 무력행사는 하지 않지만 시킴 지역에 군사를 계속 증원하고 있으며 서로 공사 중단과 상대군 철수를 요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가운데 중국 잠수함까지 인도양으로 진입해 군사적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대만 중양(中央)통신은 인도 매체를 인용해 인도양에서 중국 군함들이 평시와는 달리 증강 배치돼 활발히 움직이고 있으며 잠수함도 출몰했다고 보도했다. 인도 해군 위성과 초계기는 인도양에서 중국 군함과 잠수함을 포착했으며 특히 잠수함의 동향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인도 현지 언론들은 중국군이 지난달 3일 인도 동북부 국경을 무단 침범해 인도군 벙커 2곳을 파괴하면서 양국 군 3000명이 일촉즉발의 대치를 계속하는 상황에서 중국이 군함과 잠수함을 인도양에 대거 보낸 것은 무력시위이자 경고라고 지적했다.
모디 총리는 지난달 말 미국을 방문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한 데 이어 인도 총리로는 이스라엘 정부 수립 이후 처음으로 이스라엘을 방문했다. 인도는 그동안 비동맹국가의 맹주를 자처하며 아랍 국가들과 끈끈한 관계를 맺어 왔으며 자국 내 무슬림들의 영향으로 이스라엘과는 가까운 관계를 맺지 않았다. 그러나 인도는 지역에서 중국의 영향력이 확장하면서 미국과 미국 동맹국가와의 관계를 돈독히 할 필요성이 높아지고 있다. 인도는 지난 5월 베이징(北京)에서 열린 일대일로(一帶一路, 육·해상 실크로드) 정상회의에도 보이콧을 선언하며 중국을 견제했다.
베이징 = 박세영 특파원 go@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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