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용산에 있던 미8군 사령부가 11일 경기 평택의 새 미군(美軍)기지로 옮겨 개관식을 가진 것은 여러 측면에서 중대한 의미를 갖는다. 아직 용산기지 시설의 이전이 완료되지 않았고, 또 일부 시설은 잔류하지만, 8군이 주한미군의 대부분을 구성한다는 점에서 평택기지의 공식 출범이다. 이는 6·25 전쟁이 끝난 뒤 반세기 이상 한·미 혈맹의 실체로서 기능해 온 용산기지의 업그레이드를 의미한다. 또 오랜 기간 서울 도심에 있던 외국군 주둔 기지가 지방으로 옮겨간다는 역사적 의미도 가볍지 않다. 기지 이전 사업은 2003년 한·미 정상 간 합의에 따라 본격 추진됐는데, 한미연합사령부 일부만 남겨두고 주한미군사령부·미8군·제2사단 등이 평택으로 이전한다. 평택기지는 미군의 해외 최대 규모의 기지이며, 오산공군기지·평택2함대사령부 등과 연계된 육·해·공 합동군 ‘조인트 베이스’로도 기능하게 된다.

이는 미군의 단순한 지리적 이동이 아니다. 주한미군과 한·미 군사동맹의 개념을 변화시키는 중요한 사건이다. 지금까지 주한미군, 특히 미8군과 같은 지상군은 휴전선 방어 ‘붙박이군(軍)’으로서, 북한의 남침 시 미군의 자동 개입을 보장하는 인계철선 역할을 해 왔다. 그러나 이제는 ‘전략적 유연성’에 입각한 ‘동북아 신속 기동군’으로 전환되게 된다. 따라서 유사시 사실상 미군이 주도하게 돼 있던 방어 작전을 이제는 미 공군과 해군 지원 아래 지상 작전은 한국군이 주도하는 것으로 바뀌게 될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많은 논란이 있었지만, 이젠 한국군 역량 성장과 새로운 동북아 안보 환경을 고려해 한·미 동맹을 한 단계 발전시키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 첫째, 미군 의존도를 줄이고 독자적 방어 능력을 길러야 한다. ‘동맹 없는 자주국방’ 환상에 빠져서도 안 되지만, 미군에만 의존하고 있을 수는 없다. 국방비를 늘리고 군 핵심전력을 강화하는 것이 시급하다. 둘째, 21세기 화약고로도 불리는 동북아의 초불확실성 시대를 헤쳐나갈 신(新)동맹 체제를 구축해야 한다. 대북 억지력을 넘어 동북아 안전판 기능도 해야 한다. 셋째, 글로벌 동맹을 강화해야 한다. 진정한 동맹은 한쪽이 일방적으로 도와주는 것이 아니라, 상호 지원하는 관계여야 한다. 그래야 동맹의 지속성도 보장된다. 평택기지가 통일 과정은 물로 그 뒤까지 대비하는 한·미 동맹의 신(新)허브가 되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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