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수범 서울시립대 교수 교통공학

교통사고는 순식간에 사람의 생명을 위협할 수 있는 도로 위의 재앙이다. 2015년에 발생한 교통사고는 약 23만 건이며, 사망자는 4621명으로 최근 5년간 약 3%씩 줄어드는 추세다. 법적으로는, 1건의 사고로 사망자가 3명 이상 발생하거나 사상자가 20명 이상인 경우 ‘대형교통사고’로 정의된다. 통계상 2015년의 대형교통사고는 75건으로 나타났다.

대형교통사고가 계속 줄고 있으나, 버스·화물차 등 사업용 운전자에 의해 주로 발생한다는 점에서 국민적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통계로 보면, 1만 대당 대형교통사고는 사업용 자동차 0.256건, 비사업용 자동차 0.021건으로 사업용이 약 12배 높다. 지난해 7월 17일 영동고속도로 봉평터널 사고에 이어 지난 9일 경부고속도로 사고까지 사업용 자동차 운전자의 졸음운전으로 인한 대형교통사고가 사회 문제가 되고 있어 대형교통사고의 원인 파악과 예방책 수립이 시급하다.

먼저, 교통사고 발생시간대를 분석해 보면, 2015년 기준으로 일반적인 교통사고가 출·퇴근 시간대에 주로 발생하는 것과 달리, 대형교통사고는 낮시간대(8~10시, 12~16시)에 주로 발생한다. 도로 형태는 교차로나 커브 길과 같이 복잡한 구조의 도로보다는 직선구간과 같이 단조로운 구조의 도로에서 많이 발생한다. 또, 일반적인 교통사고가 측면충돌·직각충돌의 비율이 28.2%로 가장 높은 비율을 차지하는 반면, 대형교통사고는 후미 추돌이 33.3%로 가장 높다. 가해 차량의 경우 일반 교통사고는 승용차가 50.4%로 많은 반면, 대형교통사고는 버스·화물차가 57.4% 가장 많았다. 이를 종합하면, 대형교통사고는 대형차량 운전자가 낮시간에 단조로운 구조의 도로에서 졸음 등과 같은 운전자의 집중력 떨어짐이 원인이 돼 다른 차량의 후미를 추돌해 참사(慘事)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다.

버스·트럭 운전자들의 졸음 운전과 전방주시 태만 운전에는 복합적인 요인이 작용한다. 우선, 다수의 버스·화물차 운전자는 정해진 시간에 목적지에 도착해야 하는 심리적 부담을 안고 있어 쉬는 시간을 제대로 보장받지 못한다. 그리고 일부 회사에서는 운행 시간 및 거리에 따라 보수를 지급하는 임금 제도를 적용하기 때문에 운전자들이 무리한 운전을 하게 된다. 게다가, 운전자들이 운전 중 집중력 저하로 인한 위험성을 제대로 인식할 수 있는 정기적인 교육 시스템이 미흡하며, 운전자의 집중력 저하 상태를 발견·조치할 수 있는 차량 내부 시스템이 실용화돼 있지 않다는 점도 문제다.

이를 개선하기 위해서는 우선, 법제 보완이 필요하다. 지난 2월 28일 ‘여객자동차 운수사업법’ 개정을 통해 운전자 휴식시간 부여가 의무화됐지만 180만 원의 낮은 과징금(미국 약 1320만 원)과 단속의 어려움으로 운전자와 운송업체의 자발적인 참여는 부족하다. 자발적 참여를 위해서는 운전자와 운수회사에 대한 양벌 제도 강화 외에도 안전운전 우수업체에 대한 인센티브 부여와 같은 금전적 지원이 동반될 경우 효과는 커질 것이다.

다음으로, 운전자에 대한 안전 교육 방식이 개선돼야 한다. 형식적이고 이론적인 안전운전 교육보다는 체험형 교육을 통해 사고의 경각심을 높이고, 과도한 운전 자신감이 찰나의 순간에 대형사고로 연결될 수 있다는 인식 전환이 필요하다. 그리고 운전자가 졸음, 전방주시 태만 등의 위험운전을 하는지 자동으로 감지하고 운전자에게 각성하도록 지원하는 시스템(장비)의 설비 의무화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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