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류 역사를 통해 세계 지배자가 된 인류가 신으로 업그레이드될 것이다. 인간이 신으로 업그레이드된다는 것은 은유가 아니다. 인공지능, 생명공학 등의 힘을 빌려 전통적으로 신만 갖고 있는 능력, 생명을 창조하는 능력을 갖는다는 것이다. 이 같은 시대에 가장 중요한 것은 기술에 일방적으로 명령받지 않는 것이다. 가장 중요한 문제는 우리가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기술을 어떻게 사용할 것인가를 아는 것이다.”
‘사피엔스’ ‘호모 데우스’ 등을 통해 도발적인 메시지를 던지며 지적 충격을 안겨 온 젊은 석학인 유발 하라리(41) 예루살렘 히브리대 교수는 우리의 미래에 대해 이렇게 밝혔다. 12일 한국을 방문한 그는 13일 오전 서울 정동 이화여고 백주년기념관에서 기자간담회를 열었다.
하라리 교수는 “인공지능은 수십억 사람들을 실직으로 몰아넣을 수도 있고, 독재정권을 만들 수도 있다. 우리가 갖게 되는 새로운 능력이 우리 시대를 가장 위험한 시대로 만들 수 있다”며 “기술이 우리 생을 납치해 노예로 만드는 상황이 오기 쉽다”고 말했다. 그는 인류가 기술에 의해 일방적으로 명령받지 않기 위해서는 “내가 인생에서 진정 원하는 것이 무엇인가, 우리 삶의 의미는 무엇인가를 생각해야 한다”고 밝혔다.
하라리 교수는 전 세계 45개국에서 출간해 500만 부 이상 판매된 초대형 베스트셀러 ‘사피엔스’에서 기존의 역사 구분법을 뛰어넘어 인류의 시원부터 인공지능 시대가 펼쳐질 미래를 아우르는 빅 히스토리를 그린 데 이어 지난 5월 국내에 번역, 출간된 ‘호모 데우스’를 통해 인류가 머지않은 미래에 신을 넘어서는 존재가 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인류가 우리를 괴롭혔던 기아, 역병, 전쟁을 진압한 데 이어 이제부터 신의 영역으로 여겨지던 ‘불멸, 행복, 신성’에 도전해 호모 데우스(Homo Deus·신이 된 인간)가 될 것이라고 했다.
그는 가까운 미래엔 생명공학으로 죽음을 초월한 존재가 탄생하고, 사이보그 공학으로 초인간이 도래하며 뇌와 컴퓨터의 연결로 비유기체의 합성이 이루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하지만 이 시기에 이르면 인간은 유전자, 뇌의 전기 자극 같은 숱한 데이터들의 알고리즘의 결과물로 지위가 하락해 가치 있는 단독자가 아닐 뿐 아니라 다른 동물보다 우월할 것도 없는 존재가 된다며 어두운 전망을 내놓고 있다. 그는 기술이 빠르게 발전하면서 “누구도 미래를 예측하기 어려운 시대에 들어왔고 어떻게 대처해야 할 것인가에 대한 답이 없다”며 “아이들에게 우리가 가르칠 수 있는 것은 혼돈, 무지의 상태에 어떻게 대처할 수 있는지, 구체적인 기술보다는 정신적인 유연성을 훈련하는 데 투자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사피엔스’는 국내 출간 후 알파고 국면과 맞물려 39만 부가 판매됐고, ‘호모 데우스’도 현재 9만 부 이상 팔리며 베스트셀러 상위에 올라 있다. 하라리 교수는 16일까지 한국에 머물며 방송 출연 등을 한다.
최현미 기자 chm@munhwa.com
주요뉴스
이슈NOW
기사 추천
- 추천해요 0
- 좋아요 0
- 감동이에요 0
- 화나요 0
- 슬퍼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