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최대 분기 영업益 14兆’ 무색하게…

美 패스트컴퍼니 발표 분석
한국기업 2년연속 진입 실패
中은 알리바바 등 7곳 명단에


‘세계 50대 혁신기업’과 ‘세계 100대 스타트업’ 명단에서 국내기업 이름을 거의 찾아볼 수 없을 정도로 ‘메이드 인 코리아’의 혁신동력이 빠르게 바닥나고 있다. 세계 최대의 분기 영업이익(2분기·14조 원)을 달성한 삼성전자의 호실적이 선제적인 적기 투자의 결실인 데도, 기업들의 투자 심리를 위축시키면서 한국 경제를 낙관하고 있을 때가 아니라는 지적이다. 13일 문화일보와 한국경제연구원이 미국 유력 경제잡지인 패스트컴퍼니의 ‘세계에서 가장 혁신적인 기업 50개사 명단 역대(2008∼2017년) 발표 내용’을 분석한 결과, 국내 기업은 2015년 삼성전자를 마지막으로 2년 연속 한 곳도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반면 중국은 인터넷·서비스·문화·전자 등의 분야에서 돌풍을 일으켜온 알리바바, 텐센트, 샤오미, BBK 일렉트로닉스, 화웨이, 다롄 완다, 하이프비스트 등 7곳이 새롭게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중국이 실리콘밸리 등을 엔진으로 삼아 산업 혁신을 주도해온 미국을 무섭게 따라붙기 시작한 것이다. 미국은 아마존·구글·우버 등 40개사나 이름을 올려놓았다.

2008년만 해도 삼성전자와 LG전자가 나란히 명단에 올랐으나 그 이후론 국내에선 유일하게 삼성전자만이 스마트TV 시장 개척, 대화면 스마트폰 흐름 주도 등의 시도를 인정받아 2010년, 2011년, 2013년, 2015년에 이름을 올린 게 전부다. 패스트컴퍼니는 2016년부터 삼성전자를 제외한 이유를 밝히지 않았으나 경영진 세대교체 중 발생한 국정농단 사건 여파 등으로 인한 ‘리더십 공백’ 상황, 갤럭시노트7 발화사고 등이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경제계는 보고 있다.

한 민간연구소 관계자는 “삼성전자의 2분기 사상 최대 영업이익은 3∼5년 전의 선제 투자와 4차 산업혁명에 따른 반도체 수요 폭발 때문”이라면서 “4차 산업혁명을 우리가 따라가는 입장인 데다, 사령탑 부재로 인해 3∼5년 뒤를 내다보고 중대한 의사결정을 할 수 있는 상황도 아니어서 미래를 마냥 낙관할 수만은 없다”고 말했다.

한편, 아산나눔재단과 구글이 이날 공동 발표한 ‘스타트업코리아!’ 정책 제안서에 따르면 미국 시장조사기관인 CB인사이트(CB Insights)가 선정한 ‘2016년 세계 100대 스타트업’ 명단에 이름을 올린 한국 업체는 단 1곳에 그쳤다. 이들 중 70%(투자액 기준)가 국내에서 사업을 했다면 규제 문제로 어려움을 겪었을 것으로 분석됐다.

이관범 기자 frog72@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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