靑수석회의 긴급 대책 논의
협상전략 등 대응책 마련

정부조직법 미개정 등 이유
공동위원회 연기 설득나설듯


청와대는 13일 미국 측의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개정 협상 요구에 대해 당혹감 속에 대책 마련에 분주하다. 청와대와 정부는 정부조직법이 개정되지 않아 통상교섭본부장이 없는 상황인 점 등을 들어 FTA 개정 협상을 위한 공동위원회 연기 등에 대한 검토 요청 방안을 생각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청와대는 이날 오전 열린 수석·보좌관 회의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참석한 가운데 한·미 FTA 개정 협상 관련 대책을 논의했다. 청와대는 지난 6월 한·미 정상회담 당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발언 등을 봤을 때 머지않은 시기에 개정 협상 요구가 있을 것으로 판단했다. 하지만 이번 미국 측의 개정 요구는 청와대의 예상보다 빠른 시기에 이뤄졌다.

청와대는 미국 측과 사전 협의는 전혀 없었으며 지금부터 대책을 수립할 것이라는 입장을 보였다.

청와대 관계자는 “중요한 사안으로 판단하고 앞으로 논의가 계속될 것”이라며 “협정에 따라 개정 협상을 위한 공동위원회 소집에는 응해야 하지만 개정 여부가 최종 결정된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한·미 정상회담에서 관련 얘기가 전혀 없었다”며 “정상회담 이후 트럼프 대통령의 지시로 요구가 있는 것으로 본다”고 강조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이와 관련해 “지금의 한·미 FTA는 양국 간 이익 균형이 잘 맞춰져 있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기본적으로 청와대와 정부는 개정 협상에 소극적이라는 의미다.

하지만 미국 측에서 한반도 문제에 대한 한국의 주도권을 인정하는 대신 FTA 개정을 요구하고 있기 때문에 미국 측의 요구를 무시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청와대와 정부는 일단 시간을 좀 더 확보하려는 전략을 쓸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우리는 아직 협상 담당자도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청와대는 통상 기능을 산업통상자원부에 존치하되 대외적으로 통상장관 역할을 하는 통상교섭본부를 설치하는 정부조직법 개정안을 추진 중인데 국회가 파행을 빚으면서 제대로 논의되지 못하고 있다.

정부는 이러한 사정을 미국 측에 설명하며 공동위원회 회의 연기 등을 시도할 것으로 보인다. 개정 협상을 피할 수 없다고 보고 적극적으로 이익을 극대화하는 방안을 찾는 방법도 거론된다.

문 대통령은 “한·미 FTA가 더욱 호혜적인 관계로 개선되고 발전될 필요가 있다고 한다면 언제든지 대화할 수 있다”고 말한 바 있다.

김병채 기자 haasskim@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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