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개 업체 사업 중 70%가
국내서 시작땐 규제받는 사업
“진입장벽 해소위해 완화 필요”
민간투자보다 정책자금 의존
美선 투자회수 86%가 M&A
韓 3%뿐 …자금회수 13년걸려
세계 100대 스타트업 가운데 한국 업체는 단 1곳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이와 함께 투자액 상위 100개 업체의 사업 모델 중 누적투자액 기준 70%의 사업이 국내에서는 규제에 저촉될 가능성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아산나눔재단과 구글 캠퍼스 서울은 13일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4차 산업혁명 시대를 선도할 스타트업의 성장과 도약을 위한 ‘스타트업코리아!’ 보고서를 발표했다. 두 기관은 보고서에서 한국 스타트업이 글로벌 혁신 경쟁에서 도태되고 있는 실태와 원인을 분석하고 변화 방향성을 제안했다. 이 보고서에 따르면 2016년 초 미국 시장조사업체 CB인사이트가 선정한 세계 100대 스타트업 가운데 한국 업체는 단 1곳(의료 영상 진단기업 루닛)에 그친 것으로 집계됐다. 특히 최근 1년간 투자받은 스타트업 중 누적 투자액 상위 100개 업체의 혁신 사업 모델 중 누적 투자액(1160억 달러·약 132조1000억 원) 기준 70%에 이르는 사업이 국내에서는 규제에 저촉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에어비앤비(숙박)나 우버(택시) 등 투자액의 40.9%를 차지하는 기업들이 국내에서 사업이 불가능한 스타트업으로 소개됐고, 소파이(핀테크), 모더나(의료) 등이 조건부 가능한 스타트업(30.4%)으로 꼽혔다. 실제 현재 국내 에어비앤비 호스트(집주인)의 경우 절반가량이 오피스텔 등 준(準)주거 시설을 이용해 영업을 하는 것으로 파악되나 이는 국내에서 허용되지 않는 형태의 민박 사업이다. 우버도 최근 법원이 여행자동차법 등 위반으로 국내에서 불법으로 규정했다. 우버는 국내에서 렌터카업체와 손잡고 영업을 시작했으나 렌터카업체는 차량을 택시와 같은 여객운송사업에 쓰거나 도우면 안 되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보고서는 “한국의 스타트업이 앞으로 글로벌 혁신 경쟁에서 살아남고 4차 산업혁명 시대를 선도하기 위해서는 개방형 규제 체제로의 점진적 전환을 통한 진입 장벽 제거 노력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스타트업 성장에 한 축을 담당하는 투자자 환경 개선에 대한 방향성도 언급됐다. 특히 국내 스타트업 투자 시장은 한국의 국내총생산(GDP) 대비 신규 투자금액 규모가 글로벌 5위를 기록할 정도로 양적으로 성장했으나 이 중 정책 자금에 대한 의존도가 40% 이상으로 민간 투자자들의 참여가 부족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투자 회수의 경우에도 인수·합병(M&A)이 활발한 해외에 비해 국내는 거의 기업공개(IPO)에만 의존하고 있는 것으로 지적됐다. 실제 미국의 경우 지난해 스타트업 투자 회수의 86%가 M&A로 이뤄졌으며 9%가 기업공개(IPO) 방식에 그쳤으나 국내의 경우 M&A가 3%에 불과한 반면 IPO를 통한 투자 회수가 27%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문제는 IPO 자체가 경기 및 금융시장의 활·불황 여부와 밀접하기 때문에 투자 회수 측면에서 어려움이 있다는 점이다. 투자 회수에 걸리는 기간이 미국 6.8년에 비해 국내 13.4년으로 매우 긴 이유다.
특히 보고서는 이 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기업형 벤처캐피털(CVC) 육성을 통한 M&A 환경이 마련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국내 대기업이 CVC를 운영하면 투자했던 벤처 기업이 대기업 계열사로 편입돼 공정거래법상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에 들어가 추가 투자가 어려워지는 문제점이 있다.
임정환 기자 yom724@munhwa.com
관련기사
주요뉴스
이슈NOW
기사 추천
- 추천해요 0
- 좋아요 0
- 감동이에요 0
- 화나요 0
- 슬퍼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