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물수수·돈세탁 등 혐의
형 확정땐 대선출마 불가능


한때 브라질에서 ‘좌파의 아이콘’으로 사랑받았던 노동자당(PT)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 시우바(71·사진) 전 대통령이 부패 혐의로 10년에 가까운 징역형을 선고받았다. 룰라 전 대통령 측은 즉각 항소할 것이라고 밝혔지만 실형이 확정되면 2018년 차기 대권 재도전은 불가능해진다. 미셰우 테메르 대통령도 부패 혐의로 연방검찰에 기소된 가운데 브라질 정치권이 각종 비리로 요동치고 있다.

AP통신에 따르면 12일 세르지우 모루 브라질 연방판사는 룰라 전 대통령에게 뇌물수수와 돈세탁 등 부패혐의를 적용, 9년 6월형을 선고했다.

룰라 전 대통령은 지난 2010년 12월 31일 대통령 임기를 마친 이후 대형 건설업체인 OAS로부터 고급 아파트 등의 뇌물을 수수했다는 의혹을 받아 왔다. 그는 퇴임 후 각종 부패 사건에 연루되면서 자신의 정치적 후계자인 지우마 호세프 전 대통령의 탄핵 정국에 악영향을 끼치기도 했다.

브라질의 첫 노동자 출신 대통령인 룰라는 한때 브라질에서 가장 인기 있는 대통령이었다. 금속공장 노동자 출신인 그는 2003∼2010년 대통령을 지내는 동안 기아와 빈곤 퇴치를 최우선 목표로 내세우면서 복지 프로그램을 시행해 국민의 호평을 받았다. 브라질의 국제 무대 영향력을 확대했다는 평가도 받았다. 룰라의 변호인단 측은 룰라 전 대통령이 정치적 갈등의 희생양이 됐다고 주장하고 있다.

변호인단은 “모루 판사의 판결은 브라질 민주주의와 시민의 권리를 심각하게 훼손하는 것”이라면서 “브라질을 수치스럽게 만들고 있다”고 규탄했다.

룰라 전 대통령에 대한 징역형 선고는 예상된 것이었지만, 막상 판결이 현실화되자 정치권은 요동치고 있다. 호세프 전 대통령 탄핵 이후 집권한 테메르 대통령도 부패 혐의로 기소되면서 룰라 전 대통령이 2018년 유력한 대권 주자로 다시 부상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만일 룰라 전 대통령에 대한 실형이 확정될 경우 향후 19년간 공직을 맡을 수 없다.

손고운 기자 songon11@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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