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인 시위’ 남유진 구미시장

“김대중·김영삼 100돌 때도
우표 발행싸고 논란 없겠나”


“박정희 전 대통령 기념우표 발행 취소는 후세에 매우 부끄러운 일로, 두고두고 나쁜 선례가 될 것입니다. 국민 분열을 조장하는 개탄스러운 일이 정권이 바뀔 때마다 되풀이된다면 국가와 국민은 불행해질 수밖에 없습니다.”

박 전 대통령의 고향인 경북 구미시 남유진(사진) 시장은 13일 문화일보와의 전화 통화에서 우정사업본부가 박 전 대통령 탄생 100주년 기념우표 발행을 취소한 것과 관련, “앞으로 전직 대통령은 누구도 탄생 100주년 기념우표를 발행하지 못할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올해 박 전 대통령 탄생 100주년을 맞아 단 한 번 우표를 발행하는 것인데, 일부에서 우상화한다며 논란을 일으켰다”며 “이렇게 해 놓고 김대중 전 대통령이나 김영삼 전 대통령 탄생 100주년 때 우표를 발행키로 한다면 너무 뻔뻔스러운 행동이 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남 시장은 “전직 대통령은 모두 공과가 있지만, 국가와 국민을 위해 일한 업적은 기념해야 한다”며 “기념우표 발행은 세계 각국에서 이루어지는 기본적인 국가기념사업이며 한 나라의 국격과 직결되는 이러한 사업을 하지 못하는 것은 총체적으로 불행한 일”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우정사업본부 우표발행심의위원회가 지난해 6월 전체 위원 9명의 만장일치 찬성으로 우표 발행을 결정한 뒤 1년여 만에 재심의하면서 반대 8명, 찬성 3명으로 취소한 데 대해 “적법한 절차에 따라 결정한 사안을 일부 반대 여론만 듣고 뒤엎은 것은 공신력을 실추시키는 처사”라고 비판했다. 그는 “이 같은 결정은 정권 눈치 보기와 정치적 편가르기는 물론, 국민 분열을 조장하는 개탄스러운 일”이라고 꼬집었다.

남 시장은 “박 전 대통령 기념우표 발행은 이념 간 이해, 세대 간 소통, 지역 간 화합을 위한 좋은 계기가 될 수 있었다”면서 “구미 시민과 각종 박 전 대통령 숭모 단체와 협의해 반드시 우표가 발행되도록 적극 대응할 것”이라고 밝혔다.

박 전 대통령 탄생 100주년 기념우표는 박근혜 전 대통령 시절인 지난해 4월 구미시가 우정사업본부에 요청해 추진됐으며 오는 9월 발행될 예정이었다. 하지만 우정사업본부는 일부 반대 여론이 있다는 이유로 발행 재심의를 결정했고 12일 우표발행심의위원회가 찬반투표로 발행 취소를 결정했다. 남 시장은 12일 세종시 우정사업본부 앞에서 박 전 대통령 기념우표 발행을 촉구하는 1인 시위를 벌였다.

구미=박천학 기자 kobbla@munhwa.com
박천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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