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상됐던 일이지만 예상보다 빨리 닥쳤다. 미국이 12일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개정 절차 돌입을 ‘전격’ 발표했기 때문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최악” “재앙” 등의 격한 표현으로 한·미 FTA를 비판했던 만큼 시간문제였지만, 미국 입장에선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 재협상이 더 시급한 만큼 한국과의 협상은 내년쯤 공식 제기할 것이란 전망이 많았다. 최근 한·미 정상회담 뒤 강경화 외교 장관도 그런 입장을 밝힌 바 있다. 그런데 미 무역대표부(USTR)는 12일 양국 FTA 특별공동위원회를 8월 워싱턴에서 갖자고 제안했고, 한국은 응하지 않을 수 없게 됐다.

그러나 너무 호들갑 떨 일은 아니다.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USTR 대표는 이날 성명에서 ‘수정(amendments)을 위한 협상’이라고 밝혀 ‘재협상(renegotiation)’이 아님을 분명히 했다. 산업통상자원부도 13일 재협상 아닌 ‘개정 및 수정’을 위한 후속협상이라고 설명했다. 미측은 특히 ‘상품수지 적자 해소’에 집중할 것임을 분명히 했다. 2012년 3월 한·미 FTA 발효 후 미국의 대한(對韓) 상품수지 적자가 132억 달러에서 276억 달러로 배증했다는 것이다. 따라서 자동차와 철강 부문이 타깃으로 보인다. 여기에 대해선 얼마든지 대응할 수 있다. 미국의 상품수지 적자는 커졌지만, 서비스 수지에서 큰 흑자를 내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다 방산 무역까지 합치면 손익(損益) 균형이 이뤄지고 있다. 지난해 미국의 대한 무역적자는 176억 달러로, 대(對)중국 3093억 달러, 대일본 571억 달러에 비하면 훨씬 적다. 미국은 상품에 집중하려 할 것이고, 한국은 교역 전반을 고려하려 할 것이다. 줄 것은 주고, 받을 것은 받을 수밖에 없다. 따라서 협상 능력이 결정적으로 중요하다.

그런데 심각한 문제는 통상 조직이 취약하다는 점이다. 통상 기능은 박근혜 정부 때 외교통상부에서 산업통상자원부로 이관되며 약화됐고, 문재인 정부 들어서도 동요하고 있다. 통상교섭본부로 격상시켜 외교부 쪽으로 환원한다는 방침이었으나, 중소기업부 신설에 따라 산업통상자원부가 쪼그라든다는 우려가 나오자 존치키로 하는 등 오락가락했다. 그나마 정부조직법 개정 지연으로 인해 구성조차 되지 못하고 있다. 당장 최고의 전문가들로 특별 협상팀을 구성하는 한편, 통상 조직 강화 방안도 원점에서 재검토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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