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사·임원 포함 ‘전리품’ 2000석
文 “대선캠프인사 배제안돼”표명
여권 “보수정권 9년간 쫄쫄 굶어”
민주당·선대위 인사들 경쟁 치열


한국노총과 민주노총 등 양대 노총이 18일 이른바 ‘적폐 공공기관장’ 명단을 발표하는 등 공공기관 간부 물갈이가 본격화할 것이란 전망이 나오자 여권 인사들이 술렁이고 있다. 이명박·박근혜 정부 시절 풍찬노숙하며 정권 상실의 설움을 맛봤던 이들이 오랫동안 기다렸던 희소식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기존 더불어민주당 인사들뿐 아니라 19대 대통령선거 당시 문재인 대통령후보의 매머드급 선거대책위원회에 결합한 사람들까지 벌써부터 긴 줄을 형성하고 있는 터라 자리 경쟁은 치열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청와대와 민주당 관계자들에 따르면 공공기관 간부 교체에 대한 여권 인사들의 기대감은 상당하다. 한 민주당 당직자는 이날 문화일보와의 통화에서 “정권을 잡으면 자리가 생길 것이라는 기대감이 있었다”며 “최근에는 당 차원에서 공공기관에 들어갈 의지가 있는 국장들을 대상으로 신청을 받았다는 소문도 파다하게 퍼졌다”고 전했다. 또 다른 당직자도 “문재인 대통령이 공공기관장 인선에서 ‘논공행상 비판을 의식해 당직자와 대선 캠프 인사를 배제하지는 않겠다’고 밝힌 만큼, 이명박·박근혜 정부 9년간 여의도를 서성거릴 수밖에 없었던 여권 인사들 사이에서 ‘한 자리’에 대한 기대감이 여과 없이 나오고 있다”고 했다.

당 핵심 관계자는 “(청와대와) 구체적인 인사 논의는 없었다”고 선을 그으면서도 “청와대에서 요청이 오면 당 차원에서 추천하는 형태로 진행될 수 있다”고 했다.

기획재정부 공공기관 지정 현황에 따르면 공공기관장 자리는 332석이고, 감사와 임원 등 간부급 자리까지 합하면 대통령이 임명할 수 있는 공공기관 자리가 2000석이 넘는 것으로 전해진다. 이 때문에 여권 인사들의 기대감이 크지만, 보수 정권 9년 동안 권력에서 철저히 배제됐던 만큼 이들의 기대를 충족시키기엔 자리가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 청와대 행정관은 “9년 동안 우리가 그야말로 쫄쫄 굶은 것 아니냐”며 “전직 국회의원들이 청와대 비서관 자리까지 꿰찬 것을 보면 ‘자리 경쟁’이 얼마나 치열한지 알 수 있을 것”이라고 분위기를 전했다. 일각에서는 청와대 실무진 인선 때 1970년 이후 출생자는 비서관 이상으로 채용하지 않는 것을 원칙으로 삼았던 것처럼 공공기관 간부 인선 때에도 자체 기준을 적용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한 민주당 보좌관은 “기존 당 인력도 많은데 문재인 캠프가 워낙 방대한 조직이었기 때문에 경쟁이 치열할 수밖에 없다”며 “장관 정책보좌관 자리에 벌써 금배지를 달았어야 할 군번의 고참 보좌진이 배치되는 걸 보면 공공기관 간부 자리를 둘러싼 경쟁은 두말할 필요도 없을 것”이라고 했다.

이후연·박효목 기자 leewho@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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