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인공은 이혼당한 30代 화가
직장서 방황하는 현대인 공감

베스트셀러 톱1‘82년생…’은
30대 여성이 32%로 가장 많아


출간 전부터 화제를 모은 무라카미 하루키(村上春樹·왼쪽 사진)의 신작 ‘기사단장 죽이기’(문학동네·2권)의 초반 돌풍엔 30대 남성 독자의 힘이 작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19일 온라인서점 예스24에 따르면 올해 1월 1일부터 17일까지 베스트셀러 ‘톱10’에 오른 소설 중 ‘기사단장 죽이기’ 1권(9위)의 구매층은 30대 남성이 25.3%로 가장 많은 것으로 집계됐다. 그동안 소설의 성별·연령별 주요 독자층이 대체로 30∼40대 여성이었던 것과는 다른 결과다.

전체 1위의 ‘82년생 김지영’(민음사)은 30대 여성이 32.1%로 가장 많았고, 3위 ‘나미야 잡화점의 기적’(현대문학)은 40대 여성이 22.8%로 가장 높았다. 2위 ‘너의 이름은’(대원씨아이)은 30대 남성이 27.1%로 가장 높게 나왔으나 앞서 개봉된 애니메이션 영화의 영향을 받았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었다. 이 밖에도 4위 ‘오직 두 사람’(문학동네), 5위 ‘기린의 날개’의 주요 독자층 역시 30대 여성이었다. 각 25.5%, 21.1%로 최고였다.

‘기사단장 죽이기’가 유독 30대 남성의 지지를 받은 것은 20대 못지않게 가정과 사회에서 갈등을 겪고 있는 30대의 불안한 심리를 반영한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이번 소설의 화자인 ‘나’는 30대 중반에 이혼당한 초상화가로 설정돼 있다. 예술가로서 실패한 화가이자 아내에게 버림받은 나는 마치 일과 직장에서 갈 곳을 잃고 헤매는 현대인을 상징하는 것 같다.

김도훈 예스24 문학담당은 “오랜만에 나온 하루키 소설에 대해 워낙 관심이 컸던 데다 추리물이라는 장르에 대한 기대감, 화자에 대한 동질감 등으로 남성 독자가 많이 선택한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기사단장 죽이기’는 지난 6월 30일부터 예약판매에 들어가 예스24에서만 18일까지 2만9000여 권이 판매됐다. 예스24 측은 “이는 하루키의 작품 중에서도 가장 빠른 속도이며 지난 2009년 출간된 해에만 12만 부 정도 판매된 ‘1Q84’를 뛰어넘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김인구 기자 clark@munhwa.com
김인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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