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 중국 당국에 의해 ‘강제 여행’을 하고 있는 노벨평화상 수상자이자 인권운동가인 고 류샤오보의 아내 류샤가 지난 15일 선양시에서 남편의 영정을 들고 있다.
19일 중국 당국에 의해 ‘강제 여행’을 하고 있는 노벨평화상 수상자이자 인권운동가인 고 류샤오보의 아내 류샤가 지난 15일 선양시에서 남편의 영정을 들고 있다.
홍콩 밍바오, 류샤 행방 보도
中, 지방 보내 추모열기 차단

오늘 사망 7일 위령제‘터우치’
전세계 온라인 추모활동 전개

“사랑은 얼음처럼… 용서해줘”
류샤오보 마지막 편지 공개


최근 사망한 중국 노벨평화상 수상자이자 인권운동가인 류샤오보(劉曉波)의 아내 류샤(劉霞)가 중국 당국에 의해 중국 남부지방에서 ‘강제 여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류샤오보와 류샤에 대한 통제와 감시 등에서 인권 후진국으로서의 중국의 민낯이 드러났다는 비판이 거세지고 있다. 전 세계 네티즌들은 류샤오보를 기리는 온라인 추모에 들어간다.

19일 홍콩 밍바오(明報) 등은 류샤가 당국의 감시 속에 중국 남부 지방인 윈난(雲南)성에서 강제 여행 중이며 터우치(頭七·사망 후 7일째 망자를 기리는 것)인 이날에도 베이징(北京)으로 돌아올 수 없는 처지라고 보도했다. 류샤오보 유해가 해장(海葬)된 후 행방이 묘연했던 류샤의 거취가 확인된 것이다.

중국은 반체제 인사 등에 대해 국내 정치상 민감하고 중요하다고 여겨지는 시기에 종종 수도 베이징에 있는 인사들을 강제로 먼 지방으로 보내는 ‘강제 여행 조치’를 취하곤 한다. 류샤는 터우치가 지난 뒤에야 베이징 집으로 돌아올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중국 풍속에 따르면 터우치에는 사망 후 7일째 죽은 사람의 혼령이 다시 집에 온다고 믿어 식사를 준비해 일종의 제사를 지낸다.

류샤오보와 함께 민주화를 요구하는 ‘08헌장’에 서명한 인사 등 생전 가깝게 지냈던 지인과 친구들로 이뤄진 ‘자유 샤오보 업무조’는 이날 오후 8시를 기해 ‘세계 추모 활동’을 벌이기로 했다. 추모는 해변이나 강가에 빈 의자를 두고 함께 찍은 사진에 해시태그(#withliuxiaobo)를 달아 트위터, 페이스북, 웨이보(微博) 등에 올리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해변의 빈 의자는 노벨평화상을 수상하고도 중국 당국의 저지로 시상식에 참석하지 못했던 류샤오보가 끝내 간암으로 사망한 뒤 바다에 유해가 뿌려진 것을 상징한다.

국제사회에서는 중국 당국에 대한 비판과 류샤의 출국 허용 압박이 거세지는 가운데 일각에선 류샤의 출국 가능성이 제기된다. 중국 법에 의해 형을 선고받고 복역 중이었던 류샤오보와 달리 그 가족인 류샤에 대해선 중국 당국이 출국을 막을 명분이 마땅치 않기 때문이다. 이런 가운데 류샤오보의 호적 소재지인 랴오닝(遼寧)성 다롄(大連)시의 옛집을 공안이 둘러싸 신분증을 검사하고 있으며 사진 찍는 것도 엄격히 금하고 있다고 미국의 소리(VOA)가 보도했다. 공안은 “이 지역은 군사관리구역”이라며 “현재 이곳에는 사람이 살지 않고 있다”고 주장했다.

한편 류샤오보의 마지막 편지가 공개됐다. 류샤오보가 류샤의 사진집 ‘류샤오보와 동행’ 서문을 위해 지난 5일 쓴 것으로 아내를 “작은 새우”(아내 이름 ‘샤(霞)’의 중국어 동음어인 ‘蝦(새우)’에서 따온 것)라는 애칭으로 불렀다. 그는 “사랑은 얼음처럼 날카롭고 어둠처럼 아득해. 아마도 나의 투박한 칭찬은 시, 그림 그리고 사진에 대한 모독일 거야. 나를 용서해줘”라고 적었다.

박세희 기자 saysay@munhwa.com, 베이징 = 박세영 특파원 go@munhwa.com
박세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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