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과제 5가지 우려
일자리 창출 우선한다면서
대기업보다 中企·벤처 초점
국방비 증액하겠다 말하지만
실질적 국방력 강화는 의문
국정교과서·성과연봉제 등
朴정부 정책 뒤집기 주력도
국정기획자문위원회가 문재인 정부의 공약을 다듬어 100대 국정과제를 발표했지만, 여전히 비현실적인 부분이 많이 남아 있고 선언적 의미가 강했던 공약을 유지하려는 강박감을 떨쳐내지 못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안정적인 성장 전략을 마련하지 못한 채 ‘증세 없는 복지’를 강조하고, 북한의 핵·미사일 개발에도 대북 대화에 계속 집착하는 모습도 드러냈다. 문재인 대통령은 취임사를 통해 “국민 모두의 대통령이 되겠다”고 말했지만, 별다른 통합 비전 없이 전 정부 정책 뒤집기에 주력하고 있다는 평가도 있다.
문재인 정부는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맞아 과거 대기업 위주의 정책을 탈피해 중소·벤처기업 창업을 지원하는데 성장 정책의 초점을 두고 있다. 하지만 고용 효과가 크지 않은 첨단산업 중심의 중소·벤처기업 육성은 일자리 창출을 가장 우선시하는 문재인 정부의 철학과 모순될 수 있다는 지적까지 나온다. 조동근 명지대 경제학과 교수는 “기업의 생산성을 올리면 경제가 성장하고, 일자리와 정책 재원 마련도 자연스럽게 이뤄지는 선순환 구조가 만들어진다”며 “문재인 정부의 국정과제에는 이런 선순환 구조를 살리려는 고민을 찾기 힘들다”고 말했다.
‘증세 없는 복지’가 가져올 재정건전성 악화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문 대통령은 공약집에서 고소득자 과세 강화, 법인세 최고세율 인상 등을 통해 일부 재원을 마련하겠다는 계획을 밝혔지만, 이번 국정과제에서는 이러한 증세안이 모두 사라졌다. 또 국정과제 실행을 위해 5년간 필요한 178조 원 중 약 3분의 1을 세수 자연 증가분으로 충당하겠다는 장밋빛 계획을 세웠다. 이에 대해 내년 지방선거 등을 앞둔 상황에서 증세가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판단해 국정과제에서 뺀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안보 정책과 관련해서는 대북 대화에만 치중하고 실질적 안보 역량 강화에는 관심이 부족하다는 의문이 제기된다. 염돈재 성균관대 국가전략대학원 초빙교수는 “국방비를 증액하겠다고 하는데 군인 막사 짓고 사병 월급 올려주기 위해 하는 것이라면 실질적인 국방력 강화라고 볼 수 없다”며 “대북 문제와 관련해서는 지나치게 대화에 집착하고 조급하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고 말했다. 북한의 대응 여부가 불확실한 데 국정과제에 비핵화 시점을 2020년으로 못 박은 것은 이러한 조급함을 드러낸 대표적 사례로 지적된다.
문 대통령은 취임 직후 통합을 강조하는 메시지를 자주 내놨지만, 이번에 발표된 국정과제에서는 이에 대한 선언적인 정책도 찾아보기 힘들다. 적폐청산은 여전히 국정과제 1호로 남았고 과거사 문제 해결이 주요 국정과제로 전면 배치됐다. 이현우 서강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국정과제는 미래 지향적이어야 하는데 적폐청산이 지나치게 강조됐다”고 말했다.
탈원전 정책 등 전 정부 정책을 폐기하거나 대폭 수정하겠다는 의지도 강하게 드러냈다. 국정교과서 폐지에 이어 성과연봉제 폐기도 공식화됐고, 국제노동기구(ILO) 협약 87·98호 비준 계획을 국정과제에 담아 전국교직원노동조합 등에 대한 합법화 방침도 분명히 했다. ILO 협약 비준을 위해서는 해직 교사·공무원의 노조 참여를 가능하게 하는 등 국내법 개정이 먼저 필요하다.
김병채·유민환 기자 haasskim@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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