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정책 난항·지지율 부진
러시아 게이트로 대혼란 겪어
세계 각국 ‘美 제외’ 정책 추진
‘美없는 국제사회’ 뉴노멀로
러·中, 공백 틈타 영향력 확대
20일 취임 6개월을 맞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미국우선주의, 보호무역주의 등으로 세계의 이목을 자신에게 집중시켰지만 정작 국제사회에서는 세계 최강대국 미국의 존재감이 옅어지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북핵·미사일 문제를 제외한 세계 주요 현안에서 발을 빼고 대내적으로도 주요 정책 추진 난항과 지지율 부진, ‘러시아 게이트’ 등으로 혼란을 겪자 일본과 유럽, 중국과 러시아 등에서는 세계가 뉴노멀(New Normal) 시대로 접어들고 있다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이날 미국 언론 등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 취임 6개월을 맞은 현재 미국의 국내 상황은 ‘난항’의 연속이다. 지난해 대선 당시부터 ‘오바마 케어’(전국민건강보험법·ACA)를 집중 비판해 온 트럼프 대통령은 이를 대체할 ‘트럼프 케어’(미국건강보험법·AHCA) 도입을 추진해 왔지만 이미 의회에서 두 차례나 부결됐다. 이에 따라 트럼프 대통령은 ‘선(先) 오바마케어 폐지, 후(後) 대체법안 마련’이란 공화당의 전략 수정에 동의했다.
일부 무슬림 국가 이민자들의 미국 입국을 제한하는 ‘반(反) 이민 정책’ 행정명령도 두 차례나 시도했지만 미국 법원에서 제동이 걸렸다. 다만 연방대법원이 지난 6월 일부 효력을 인정하는 판결을 내리기도 했다. 또 뉴욕타임스(NYT)는 이날 트럼프 대통령이 현행 최고 36%인 법인세를 대폭 삭감하겠다는 계획에서도 일부 후퇴해 20% 초반 수준으로만 낮추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런 가운데 세계 주요국들은 미국을 제외한 채로 각국의 정책을 추진하기 시작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탈퇴 선언으로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는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에 대해 일본의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는 ‘자유 무역의 기수’를 자임하며 미국을 제외한 11개국 체제 발효를 추진하고 있다. 역시 트럼프 대통령이 탈퇴를 선언한 파리기후변화협약에 대해서도 독일의 앙겔라 메르켈 총리는 미국을 제외한 온난화 대책 구축을 추진하고 있다.
취임 100일도 안 된 39세의 젊은 지도자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스트롱맨’ 트럼프 대통령에게 파리협약 탈퇴 선언 철회 압박 등 직설적 요구를 내놓으며 ‘트럼프 대통령 조련사’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를 통해 미국과 안보협력을 유지해 오던 유럽연합(EU)은 트럼프 대통령 취임 후 미국과의 안보협력이 불안해짐에 따라 나토를 보완할 독자적 공동 방어체제 구축도 논의하고 있다.
미국의 후퇴로 국제 사회에서 나타나고 있는 질서의 공백에는 중국과 러시아가 파고들고 있다.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은 미국의 용인을 얻어 ‘일대일로(一帶一路, 육·해상 실크로드)’를 통해 동남아, 유럽 진출에 열의를 쏟고 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구 소련 산하 국가들과 함께 ‘유라시아 경제연합’ 구상 등을 통해 영향력 확대를 꾀하고 있다. 버락 오바마 전 미국 행정부의 수전 라이스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트럼프 대통령 취임에 따른 진정한 승자는 중국과 러시아”라고 비판하기도 했다.
박준희 기자 vinkey@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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