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에 성폭행 피해 딸
어머니와 함께 집 나왔지만
전용 수용시설 없어 생이별
노숙자 쉼터로 보내지기도
지적장애인인 A(16) 양은 아버지에게 성폭행을 당하고 어머니와 함께 집을 나왔지만 갈 곳이 없었다. 어머니와 함께 보호시설을 전전하던 A 양은 그나마 경기도의 한 장애인 전용 성폭력 피해자 쉼터에 들어갈 수 있게 됐다. 하지만 어머니는 다른 일반 가정폭력 피해자 쉼터로 보내졌다. 성폭행을 당한 청소년의 정서적 안정을 생각하면 어머니와 함께 지내면서 보호를 받는 게 당연히 좋지만, A 양 모녀는 생이별해야만 했다. 보호자가 장애인 쉼터에 함께 머물 수 있는 초등학생과 달리 A 양은 16세로 그 연령대를 넘었고 시설에 남은 자리도 없다는 이유였다.
이들뿐만이 아니다. 성폭행을 당한 상당수 장애인 여성들이 돌봐줄 곳을 찾지 못해 거리로 내몰리고 있다. 20일 경찰청에 따르면 장애인 대상 성범죄는 2014년 927건, 2015년과 2016년에도 각각 857건과 807건이나 발생했다.
공공화장실에서 성폭행을 당한 지적장애 여성 B(38) 씨는 돌봐줄 가족이 없어 쉼터를 알아봤으나 장애인 전용 쉼터는 정원이 꽉 차서 갈 수 없었다. 비장애인들이 있는 일반 성폭력 피해자 쉼터에라도 들어가려던 노력 역시 성공하지 못했다. 지적장애가 심해 돌봐줄 수 없다는 게 거절의 이유다. B 씨는 결국 노숙자 쉼터로 보내졌다. 노숙자 쉼터는 밤에 잠자리만 제공해주는 곳이어서 아침에는 나가야 했다. 당연히 지적장애인을 도와줄 수 있는 교육을 받은 사람도 없었다. B 씨는 여기서도 자리를 잡지 못하고 떠났다. 성폭력 상담소에서 B 씨를 찾았지만, 노숙자 쉼터를 나간 후로 연락조차 끊겨버렸다.
성폭력방지 및 피해자보호 등에 관한 법률에 따라 성폭력 피해자 쉼터는 장애인용과 비장애인용으로 구분된다. 그런데 장애인 전용 성폭력 피해자 쉼터는 전국에 10곳밖에 없다. 게다가 993만여 명이 모여 사는 서울에는 단 한 곳도 없다. 일반 성폭력 피해자 쉼터 가운데 한 곳의 운영자가 지적장애인 성폭행 피해자들을 받아주고는 있는데 한계가 많다. 원래 장애인 전용 시설이 아니다 보니 엘리베이터 등 편의시설이 갖춰져 있지 않아 지체장애인은 이용하기 어렵고 입소 정원도 10명에 불과하다. 이희정 한국장애인성폭력상담소 소장은 “장애인은 아무래도 비장애인보다 자립이 어려워 쉼터에 오랜 기간 머물러야 하므로 시설 확충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배복주 장애여성공감 대표는 “보행 장애가 있는 장애인 성폭력 피해자들은 서울에서 사실상 갈 곳이 없다”고 지적했다.
윤명진 기자 jinieyoon@munhwa.com
어머니와 함께 집 나왔지만
전용 수용시설 없어 생이별
노숙자 쉼터로 보내지기도
지적장애인인 A(16) 양은 아버지에게 성폭행을 당하고 어머니와 함께 집을 나왔지만 갈 곳이 없었다. 어머니와 함께 보호시설을 전전하던 A 양은 그나마 경기도의 한 장애인 전용 성폭력 피해자 쉼터에 들어갈 수 있게 됐다. 하지만 어머니는 다른 일반 가정폭력 피해자 쉼터로 보내졌다. 성폭행을 당한 청소년의 정서적 안정을 생각하면 어머니와 함께 지내면서 보호를 받는 게 당연히 좋지만, A 양 모녀는 생이별해야만 했다. 보호자가 장애인 쉼터에 함께 머물 수 있는 초등학생과 달리 A 양은 16세로 그 연령대를 넘었고 시설에 남은 자리도 없다는 이유였다.
이들뿐만이 아니다. 성폭행을 당한 상당수 장애인 여성들이 돌봐줄 곳을 찾지 못해 거리로 내몰리고 있다. 20일 경찰청에 따르면 장애인 대상 성범죄는 2014년 927건, 2015년과 2016년에도 각각 857건과 807건이나 발생했다.
공공화장실에서 성폭행을 당한 지적장애 여성 B(38) 씨는 돌봐줄 가족이 없어 쉼터를 알아봤으나 장애인 전용 쉼터는 정원이 꽉 차서 갈 수 없었다. 비장애인들이 있는 일반 성폭력 피해자 쉼터에라도 들어가려던 노력 역시 성공하지 못했다. 지적장애가 심해 돌봐줄 수 없다는 게 거절의 이유다. B 씨는 결국 노숙자 쉼터로 보내졌다. 노숙자 쉼터는 밤에 잠자리만 제공해주는 곳이어서 아침에는 나가야 했다. 당연히 지적장애인을 도와줄 수 있는 교육을 받은 사람도 없었다. B 씨는 여기서도 자리를 잡지 못하고 떠났다. 성폭력 상담소에서 B 씨를 찾았지만, 노숙자 쉼터를 나간 후로 연락조차 끊겨버렸다.
성폭력방지 및 피해자보호 등에 관한 법률에 따라 성폭력 피해자 쉼터는 장애인용과 비장애인용으로 구분된다. 그런데 장애인 전용 성폭력 피해자 쉼터는 전국에 10곳밖에 없다. 게다가 993만여 명이 모여 사는 서울에는 단 한 곳도 없다. 일반 성폭력 피해자 쉼터 가운데 한 곳의 운영자가 지적장애인 성폭행 피해자들을 받아주고는 있는데 한계가 많다. 원래 장애인 전용 시설이 아니다 보니 엘리베이터 등 편의시설이 갖춰져 있지 않아 지체장애인은 이용하기 어렵고 입소 정원도 10명에 불과하다. 이희정 한국장애인성폭력상담소 소장은 “장애인은 아무래도 비장애인보다 자립이 어려워 쉼터에 오랜 기간 머물러야 하므로 시설 확충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배복주 장애여성공감 대표는 “보행 장애가 있는 장애인 성폭력 피해자들은 서울에서 사실상 갈 곳이 없다”고 지적했다.
윤명진 기자 jinieyoon@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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