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리 허술… 통계조차 미비
“성년 후견인 제도 활용해야”
지난 18일 오전 서울서부지법 304호 법정. 자신보다 어린 지적장애 여성 A 씨의 가슴을 만진 혐의(성폭력 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로 지난 2월 기소된 이모(23) 씨는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법정 안을 두리번거렸다. 이 씨도 1급 지적장애인으로, 자신이 무슨 잘못을 저질렀는지 이해조차 하지 못하고 있었다.
이 씨의 어머니와 변호인 등에 따르면, 이 씨는 지난해 11월 마포구의 한 장애인 직업 재활센터에서 A 씨 등과 스마트폰으로 성인 동영상을 보다가 “우리도 해보자”며 밖으로 나간 뒤 A 씨에게 옷을 벗으라고 하고 가슴을 만졌다. 재활센터 측에서 이를 알게 됐고, 이 씨는 결국 재판에 넘겨졌다. 이 씨의 변호인은 “이 씨의 지능은 어린아이 수준이지만 육체 발달 정도와 욕구는 비장애인과 같다”며 “이 씨가 A 씨의 몸을 만진 것은 맞지만, 범죄를 저지르고 있다는 의식이 없이 한 행동”이라고 설명했다.
20일 장애인을 돕는 봉사단체 등에 따르면 지적장애인이 저지른 성범죄는 늘어나는 추세다. 문제는 통계조차 작성돼 있지 않아 실태 파악도 어렵고 뾰족한 대책도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명백한 성범죄이므로 처벌하지 않을 수 없지만, 장애등급이 높은 지적장애인은 자신이 성범죄를 저지르고 있다는 인식도 하지 못하는데 처벌이 능사냐는 의견도 있다. 자기가 좋아하는 무늬의 옷을 입은 여성을 보면 손을 뻗어 만지는 등 무의식적 행동을 하는 식이다. 이 때문에 지적장애인의 성범죄를 어떻게 처벌해야 하는지를 놓고 법조계의 논쟁도 끊이지 않고 있다. 지적장애인이 성범죄로 유죄가 인정되면 보통 집행유예나 치료감호 등 처분을 받는다. 그런데 치료감호로 지적장애가 치료되는 것도 아니고, 집행유예라는 개념을 이해하지도 못하는 지적장애인에게 이런 처벌을 통해 재발 방지 효과를 기대하기도 어렵다.
이에 따라 전문가들은 전문적인 성교육과 성년 후견인 제도 등을 통해 지적장애인 성범죄를 예방하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배복주 장애여성공감 대표는 “성인 동영상을 보거나 과거 성적인 피해를 겪어 본 지적장애인은 이를 모방해 다른 장애인이나 아동, 봉사자 등 익숙한 주변 사람에게 그대로 따라 하려는 경우가 있다”고 지적했다. 부산복지개발원의 박주홍 박사는 “지적장애 등급에 따라 전문적인 맞춤형 성교육을 해야 한다”며 “성년 후견인 제도를 활용해 지적장애인이 성적인 문제로 고민하거나 문제가 생겼을 때 적절한 지원을 받도록 하는 것도 성범죄 예방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조언했다.
전현진 기자 jjin23@munhwa.com
“성년 후견인 제도 활용해야”
지난 18일 오전 서울서부지법 304호 법정. 자신보다 어린 지적장애 여성 A 씨의 가슴을 만진 혐의(성폭력 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로 지난 2월 기소된 이모(23) 씨는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법정 안을 두리번거렸다. 이 씨도 1급 지적장애인으로, 자신이 무슨 잘못을 저질렀는지 이해조차 하지 못하고 있었다.
이 씨의 어머니와 변호인 등에 따르면, 이 씨는 지난해 11월 마포구의 한 장애인 직업 재활센터에서 A 씨 등과 스마트폰으로 성인 동영상을 보다가 “우리도 해보자”며 밖으로 나간 뒤 A 씨에게 옷을 벗으라고 하고 가슴을 만졌다. 재활센터 측에서 이를 알게 됐고, 이 씨는 결국 재판에 넘겨졌다. 이 씨의 변호인은 “이 씨의 지능은 어린아이 수준이지만 육체 발달 정도와 욕구는 비장애인과 같다”며 “이 씨가 A 씨의 몸을 만진 것은 맞지만, 범죄를 저지르고 있다는 의식이 없이 한 행동”이라고 설명했다.
20일 장애인을 돕는 봉사단체 등에 따르면 지적장애인이 저지른 성범죄는 늘어나는 추세다. 문제는 통계조차 작성돼 있지 않아 실태 파악도 어렵고 뾰족한 대책도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명백한 성범죄이므로 처벌하지 않을 수 없지만, 장애등급이 높은 지적장애인은 자신이 성범죄를 저지르고 있다는 인식도 하지 못하는데 처벌이 능사냐는 의견도 있다. 자기가 좋아하는 무늬의 옷을 입은 여성을 보면 손을 뻗어 만지는 등 무의식적 행동을 하는 식이다. 이 때문에 지적장애인의 성범죄를 어떻게 처벌해야 하는지를 놓고 법조계의 논쟁도 끊이지 않고 있다. 지적장애인이 성범죄로 유죄가 인정되면 보통 집행유예나 치료감호 등 처분을 받는다. 그런데 치료감호로 지적장애가 치료되는 것도 아니고, 집행유예라는 개념을 이해하지도 못하는 지적장애인에게 이런 처벌을 통해 재발 방지 효과를 기대하기도 어렵다.
이에 따라 전문가들은 전문적인 성교육과 성년 후견인 제도 등을 통해 지적장애인 성범죄를 예방하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배복주 장애여성공감 대표는 “성인 동영상을 보거나 과거 성적인 피해를 겪어 본 지적장애인은 이를 모방해 다른 장애인이나 아동, 봉사자 등 익숙한 주변 사람에게 그대로 따라 하려는 경우가 있다”고 지적했다. 부산복지개발원의 박주홍 박사는 “지적장애 등급에 따라 전문적인 맞춤형 성교육을 해야 한다”며 “성년 후견인 제도를 활용해 지적장애인이 성적인 문제로 고민하거나 문제가 생겼을 때 적절한 지원을 받도록 하는 것도 성범죄 예방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조언했다.
전현진 기자 jjin23@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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