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희정 충남지사가 지난 21일 충남 홍성 도청 집무실에서 일자리 창출을 위한 근로자-기업-정부 간 사회적 대타협을 강조하고 있다.
안희정 충남지사가 지난 21일 충남 홍성 도청 집무실에서 일자리 창출을 위한 근로자-기업-정부 간 사회적 대타협을 강조하고 있다.

- ⑫ 안희정 충남지사

100만 청년실업·中企 인력난
수도권·지방간 양극화서 비롯

안전·돌봄, 국가정책 중요 영역
지역일자리는 지방에 주도권을

5개분야서 304억 37개 사업
道,청년 일자리창출사업 추진

창업·취업지원 제도적 확충
‘청년CEO 500프로젝트’ 운영


“문재인 정부의 공공안전 서비스분야 중심 일자리 정책은 시급하고 적절한 조치입니다. 하지만 종기를 짜는 것 못지않게 종기의 원인을 치료처방하는 것이 중요하듯, 중앙정부는 보다 큰 틀에서 현재 고용시장의 문제가 어디서 발단된 것인지 근본 원인을 파악해 특단의 대책을 마련해야 할 것입니다.” 안희정 충남지사는 대선 도전이라는 대장정을 마치고 도정에 복귀한 뒤 고민이 더 깊어진 모습이었다. 치열한 당내 경선에서 환희와 좌절, 패배를 온몸으로 겪고, 문재인 정권의 탄생을 한발 비켜나 지켜본 일련의 경험은 그의 정치적 자산으로 깊이 체화된 듯했다. 그는 지난 21일 충남 홍성 충남도청 집무실에서 가진 문화일보와의 인터뷰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좋은 리더십을 발휘해 주시리라 믿는다”며 “저 또한 그런 문재인 정부의 노력에 늘 함께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안 지사는 국가적 화두로 떠오른 일자리 문제 해법에 대해 “100만 청년실업자 양산, 심각한 중소기업 인력난, 일자리 미스매치 등 고용의 모든 문제는 대기업-중소기업 간, 수도권-지방 간 양극화와 차별에서 비롯됐다”고 진단하고, “임금동결과 노동시간 단축 등 노사정 간의 사회적 대타협, 경제민주화, 국토 균형발전 등 근본적인 해결책을 반드시 이뤄내야 한다”고 역설했다.

―현재 충청남도의 고용지표 상황이 궁금하다.

“지표상 전체적인 면에서 어려운 경제 현실을 반영하고 있다. 지난 5월 현재 충남도의 고용률은 63.8%, 실업률은 3.2%로 전국 평균치인 61.3%, 3.6%보다 양호한 상태다. 그러나 제조업 중심의 산업 구조를 가진 충남도는 내수 둔화, 수출시장 침체로 제조업 취업자가 감소하고, 성장과 고용의 연계가 약화돼 신규인력 수요가 저하되고 있다. 2013년 이후 비경제활동 인구가 증가해 현재 69만2000명이다. 청년층 고용률이 하락하면서 장기 실업자, 구직 단념자 등이 증가하고 있다.”

―‘고용 절벽’ 해결이 당면 국가 현안이다. 7년간의 도정 운영과 대선 도전 경험을 바탕으로 고용 위기의 원인을 진단한다면.

“지금 대한민국은 일자리의 개수 자체가 부족한 게 아니라 일자리의 양극화 때문에 가고 싶은 일자리가 없다는 게 문제다. 국가 경제 전체로 보면 중소기업 등 뿌리 경제부터 튼튼하게 고용이 보장돼 있지 못하다. 대기업이 전 세계적인 산업변화에서 참패를 하게 되면 직격탄을 맞게 돼 있다. 이런 구조를 극복해야 좋은 일자리를 만들 수 있다. 핵심은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이윤 격차 또는 임금 격차를 줄여주는 작업이 첫 번째로 필요하다. 소위 말하는 경제민주화 조치들이다. 두 번째는 서울과 지방의 격차를 줄여줘야 한다. 대부분 사람이 서울에 있는 대학 나오고 서울에 있는 직장을 선호하다 보니 서울만 더 노른자가 돼 버리고 나머지 지방의 일자리와 지역은 다 찬밥신세가 돼 버리는 이런 서울 중심주의가 현재의 일자리를 넓게 사용하는 것을 방해하고 있다. 기흥 이남으로는 아무리 좋은 연구·개발(R&D) 센터라고 할지라도 인원이 안 내려온다. 종기가 나면 종기도 짜야겠지만 종기의 근본원인을 치료처방해야 하는 것 아니겠나. 대한민국에서 일자리의 고갈, 일자리의 양극화라고 하는 종기가 나왔던 이 배경은 불공정성에 있고 지방과 서울의 차별에 있다.”

―안 지사의 일자리 정책 철학은 무엇인가.

“일자리 문제의 핵심은 모든 사람이 갖고 싶어 하는 일자리를 만드는 것이다. 그리고 새로운 일자리를 계속 창출하는 것이다. 현재 노동시장 현실은 각 분야에 대한 대통령과 일자리위원회의 권고와 이해, 설득정책의 추진이 필요하다. 노조가 임금인상을 요구하면 기업은 잔업시간 확대로 대응한다. 일자리 창출과 나눔이 요원할 수밖에 없다. 대기업-중소기업 간 소득과 복지 수준에서 양극화가 심각하다. 하청, 파견 등 비정규직이 양산되고 있다. 이런 지속 불가능한 구조 아래에서 100일 플랜 등 주요 일자리 정책의 실현은 불가능하다. 근로자는 ‘임금동결’, 기업은 ‘노동시간 단축’과 ‘일자리 창출’, 정부는 ‘재정·세제 지원’을 한다는 국민적 합의가 절실하다. 노동계와 재계의 저항과 갈등이 심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이해와 설득을 통해 반드시 해내야만 하는 정책과제다. 정부는 일자리 창출의 90%를 차지하고 있는 중소기업에 모두가 취업을 희망할 수 있도록 시급히 기반을 마련해줘야 한다. 중소기업과 대기업 간 임금과 복지 수준 격차 해소 대책과 근로자에 대한 차등과세 지원, 중소기업 근로자에 대한 무상 임대아파트 건립 지원 등 경제 민주화 조치가 필요하다.”

―문재인 정부는 공공분야에서 선도적으로 일자리를 창출한다는 정책을 추진 중이다. 이에 대한 견해는.

“공공분야의 일자리는 마땅히 정부가 해야 할 일을 해야 한다는 측면에서, 또 저출산 고령화 시대에 꼭 필요한 투자다. 문재인 정부의 추경안과 공공분야 중심의 일자리 정책은 꼭 필요한 정책이다. 공공 분야나 사회서비스 분야에서 마중물 역할을 할 일자리 발굴이 필요하다. 안전, 돌봄 노동, 보건 복지와 관련된 분야의 사회적 서비스 수준을 높이는 일은 정부가 해야 할 중요한 영역이다.”

―충남도의 올해 일자리 분야 예산과 일자리 창출 사업은 어떤 것이 있는지.

“충남도의 올해 일자리 예산은 시·군비까지 포함해 3902억 원이다. 세부적으로는 국비 1947억 원, 도비 788억 원, 시·군비 1132억 원, 기타 자부담 등이 35억 원이다. 사회적기업, 마을기업, 협동조합 등 비즈니스 커뮤니티 육성을 통한 지속 가능한 일자리를 창출하고 있다. 아이돌봄 지원, 지역공동체 일자리, 그룹 홈 운영, 가사 간병 방문 지원 등 복지 취약계층의 생산적 복지 강화를 위한 일자리 지원을 확대 중이다.”

―청년 일자리 창출도 최대 관심사인데 충남 청년고용시장의 상황은.

“충남 청년고용시장 역시 도내 기업들이 글로벌 경기침체에 직접 영향을 받고 있다. 충남의 청년(만 15∼29세) 인구는 42만8000명이다. 청년 실업률은 8.6%로 전국평균 9.8%에 비해 낮은 수준이지만, 전국적으로 청년 비경제활동 인구가 증가하고 청년실업률은 높아가고 있는 현실은 우려스럽다. 충남은 5개 분야 37개 사업, 304억 원 규모의 청년 일자리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청년 창업과 취업지원을 위한 제도적 기반을 확충하고, 청년의 끼를 살리는 청년공동체 공간 조성에 주력하고 있다. 청년 창업지원을 통한 일자리 창출을 위해 ‘청년CEO 500프로젝트’, 청년창업사관학교를 운영 중이다.”

―지방행정 경험자로서 문재인 정부의 일자리 창출 정책 추진에 조언을 하거나 제안을 한다면.

“지역 단위에서 효과가 높은 지역 맞춤형 고용정책을 개발하기 위해선 기본적인 통계 인프라, 정보 인프라가 구축돼 있어야 함에도, 고용 인프라를 중앙정부가 독점하고 지방정부의 접근은 제한돼 있다. 지방정부가 자유롭게 접근해 활용할 수 있도록 권한을 부여해야 한다. 지역 일자리사업의 지방 주도권을 강화해야 한다. 국비지원 일자리사업 중 일부는 지방정부가 주도해 공모하고 선정해 자원을 배분하도록 하는 등 지역의 자율성과 권한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

―시장이 주도하는 일자리 창출도 중요할 듯한데.

“투자와 혁신이 계속 일어나려면 모든 우수한 인적자원과 국가재원이 창업과 도전에 집중될 수 있도록 해줘야 한다. 새로운 일자리가 늘어나게 하려면 역시 창업을 해야 한다. 새로운 싹이 나도록 봄날 쟁기질을 하듯이 땅을 갈아 엎어줘서 새로운 도전들이 싹터야 한다. 가장 우수한 인력이 뉴프런티어에서 창업과 도전을 하도록 해야 한다. 일자리가 새롭게 만들어지는 경제 산업의 뉴프런티어에 그들의 도전정신이 꽃필 수 있도록 교육과 국가 R&D 전략이 함께 뒷받침해 줘야 한다.”

홍성 = 김창희 기자 chkim@munhwa.com
김창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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