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마토케첩은 잘 익은 토마토를 으깨어 껍질과 씨 등을 없앤 다음 과육과 액즙을 졸여 농축한 것으로 고형분 함량이 24% 이상인 것을 말한다. 토마토 특유의 신맛에 단맛의 설탕과 짠맛의 소금, 식초 등을 첨가해 만든다. 토마토는 상온에 보관하면 금방 물러지고 곰팡이와 세균도 증식해 저장성이 약해 빨리 상하는 과채류다. 인류는 수확한 토마토를 오랫동안 먹기 위해 케첩을 만들어 먹었던 것으로 생각된다. 케첩은 산도가 높아 상온에서도 잘 상하지 않고 냉장보관에서는 유통기한이 6개월이나 되기 때문이다.
17세기 중국 광둥(廣東)성 지역과 대만 사람들은 인근 해역에서 잡고 남은 생선을 보관하기 위해 소금, 식초, 향신료 등을 넣고 톡 쏘는 맛을 내는 소스를 만들었다고 한다. 생선의 젓갈, 젓국 형태의 이 소스는 케치압(Ke-tsiap), 케찹(Ke-chap)이라 불리며, 말레이반도로 전파됐다. 18세기 초 싱가포르 상인들이 영국에 판매하기 시작해 유럽으로 전파됐으며 토마토를 포함한 영국의 다양한 식재료와 어우러져 토마토케첩이 완성됐다고 한다.
그러나 이 중국의 토속음식을 상품화해 돈을 번 것은 중국인들이 아니라 바로 미국인이었다. 미국 식품회사 하인즈가 1876년 세계 최초로 케첩을 제품화했다. 어류 대신 토마토 과육을 넣고 설탕과 소금, 식초 등으로 맛을 낸 현재의 토마토케첩을 탄생시킨 것인데, 우리나라에는 개화기 때 소개됐고 1971년부터 오뚜기에서 상품화하기 시작했다.
케첩용 토마토는 적색 계통의 펙틴질이 많은 것이 사용된다. 완숙한 것일수록 펙틴질과 색소함량이 높아 좋은 제품이 된다고 한다. 원료 토마토를 으깨어 즙을 걸러내고 설탕과 소금을 넣은 다음 각종 향신료와 식초, 양파, 마늘 등을 넣어 저으면서 끓여 만든다.
토마토는 리코펜을 다량 함유해 노화의 원인인 활성산소를 억제하며, 유방암과 전립선암, 소화기계통의 암을 예방하는 데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게다가 리코펜은 열에 강하고 지용성이기 때문에 토마토케첩을 만드는 가열공정 중에도 파괴되지 않으며, 농축시키기 때문에 리코펜 함유량이 매우 높다.
게다가 토마토케첩은 수소이온농도(pH)가 낮아 산성이고, 수분활성도도 낮아 미생물에 의한 변질이나 안전성 문제는 거의 없다고 봐야 한다. 다만 설탕, 소금 등 첨가물을 사용하므로 과량 섭취 시 나트륨과 당의 과잉섭취 문제를 야기할 우려가 있다. 그러나 토마토케첩은 밥처럼 먹는 주식이 아니라 식사할 때 살짝 발라먹는 부재료 첨가물일 뿐이다.
세계보건기구(WHO)에서 제안하는 나트륨의 일일권장량은 2g으로 소금 5g에 해당하는 양이다. 토마토케첩에는 100g당 1.3g의 나트륨이 들어 있어 하루 150g의 토마토케첩을 매일 먹어야 나트륨을 초과 섭취하게 되는데, 토마토케첩을 150g씩 매일 먹는 사람은 거의 없다. 따라서 토마토케첩을 통한 나트륨 과잉섭취 문제는 신경 쓰지 않아도 좋을 것으로 생각된다.
중앙대 식품공학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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