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뚜기도 他 식품회사처럼
공장에 아웃소싱 인력 활용

본사 정규직 비율만 내세워
재계에 실천 강요하나 지적


‘갓뚜기(‘god’와 오뚜기의 합성어)’로 불리는 오뚜기의 공장들이 다른 식품회사처럼 아웃소싱 업체를 활용해 인력을 조달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오뚜기가 정규직 비율 99%를 달성해 고용 모범기업 자격으로 청와대와 재계 간담회에 초청된 가운데, 정부가 사실상 불가능한 ‘비정규직 제로 환상’을 민간에 강요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25일 복수의 아르바이트 구인구직 사이트에 따르면, 아미원㈜ 등 아웃소싱 업체들이 오뚜기 계열 식품공장의 지게차 운전, 제품 생산·포장 등 생산직 직원 채용 공고를 내놓고 있다. 정규직을 99% 가까이 채용하는 것으로 알려진 오뚜기 역시 현장 생산라인 가동을 위해 불가피하게 아르바이트나 아웃소싱 업체를 통한 외주 인력을 활용하고 있는 것이다.

업계에 따르면, 공장 가동을 위한 인력 아웃소싱은 식품업계 전반적으로 이뤄지고 있다. 연중에도 명절 등 시즌별로 수요가 크게 달라지기 때문에 순발력 있게 대응해야 하기 때문이다. 수요가 급증하는 시기에 추가 채용한 인력 규모를 그렇지 않은 시기에도 유지하는 것은 생산비의 지나친 낭비가 되는데, 직접고용만으로는 연중 유동적인 인력 채용이 불가능하다.

현재 오뚜기는 계열 공장들을 오뚜기라면, 오뚜기SF, 오뚜기냉동식품 등 ‘오뚜기’와는 다른 개별 법인으로 분리해서 운영하고 있다. 이들 계열사에서는 파견직과 아르바이트 활용이 보통의 식품업체와 비슷하게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는 “10년 이상 가격을 동결하는 등 소비자들에게 양질의 제품을 저렴하게 제공하기 위해 노력하다 보니 원가 절감을 위한 고민이 오뚜기라고 해서 없을 수 없다”고 말했다.

정부는 이 같은 현실을 외면한 채 오뚜기 본사의 정규직 채용 비율만을 근거로 오뚜기를 고용 모범기업으로 치켜세우며 ‘갓뚜기 띄우기’ 여론을 만들었다.

재계 관계자는 “오뚜기를 중견기업으로서는 유일하게 재계 간담회에 초청함으로써 부담스러운 전원 정규직의 신화를 재계 전반에 강요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업종별 특성을 고려하지 않은 채 정규직 채용 비율만을 모범의 기준으로 내세우면 산업 현장의 현실을 왜곡할 소지가 크다. 오뚜기는 정부의 띄우기에 대해 부담스러운 기색을 내비치고 있다. 오뚜기 관계자는 “갑작스럽게 관심이 높아져서 당황스럽기도 하고, 부담스러운 측면도 있다”며 “앞으로 더 열심히 하라는 뜻으로 받아들이겠다”고 말했다.

최재규 기자 jqnote91@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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