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지형(오른쪽) 신고리 원전 5·6호기 공론화위원회 위원장이 24일 정부서울청사에서 공론화위 첫 회의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왼쪽부터 위원으로 선임된 이윤석 서울시립대 도시사회학과 교수, 이희진 한국갈등해결센터 사무총장. 뉴시스
김지형(오른쪽) 신고리 원전 5·6호기 공론화위원회 위원장이 24일 정부서울청사에서 공론화위 첫 회의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왼쪽부터 위원으로 선임된 이윤석 서울시립대 도시사회학과 교수, 이희진 한국갈등해결센터 사무총장. 뉴시스
- ‘原電정책 결정 방식’ 반발

“제왕적 명령 이행 임시기구”
原電중단결정 무효訴 등 검토

법학·행정·교육·물리·통계…
原電과 관련된 전문가 없어


신고리 원전 5·6호기 영구 중단 여부의 공론화 작업을 진행할 공론화위원회가 24일 출범한 가운데 야당이 위법 소지를 지적하며 법적 조치를 검토하겠다고 밝혀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학계에서는 공론화위에 원전 등 에너지 관련 전문가가 한 명도 포함되지 않은 점을 두고 국가 에너지 계획의 대전환이 비전문가의 손에 의해 결정되는 초유의 실험이 시작됐다는 우려가 이어지고 있다. 이에 따라 공론화위와 이들이 구성할 시민배심원단이 운영 과정에서 공정성과 정치적 중립성을 확보하지 못한다면 어떤 결정을 내리든 오히려 갈등을 증폭시킨 이전 공론화위의 전례를 되풀이할 가능성까지 점쳐진다.

정우택 자유한국당 원내대표는 25일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공론화위가 법적 근거 없이 구성된 데 대해) 검토 후 분명하고 명백하게 법에 위반된다고 하면 법적 조치를 취할 것”이라며 “지금 현재 법률지원단에서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현재 한국당 정책위의장도 이날 원내대책회의에서 “어떤 기준으로 위원을 선정했는지 불분명하다”면서 “법적 기반 없이 대통령의 제왕적 명령을 이행하기 위한 임시 시민기구여서 공론화위의 정당성을 찾을 수 없다”고 지적했다. 최교일 한국당 법률단장은 이날 통화에서 “시민배심원단으로 국가정책을 결정하는 것이 합법적인지 살펴보고 있다”며 “(공론화위 구성을 위해 고시된 훈령에는) 배심원단에 관한 규정이 없다”고 했다.

한국당은 원전 중단 행위 등에 대한 중지 가처분 소송, 결정 자체를 무효로 하는 행정소송 등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국민의당 측에서도 국회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 김경진 의원이 이날 YTN 라디오에서 “어떻게 보면 각료들에 대한 탄핵소추 문제가 나올 수 있을 만큼 위법 정도가 심각하다”고 주장하면서 궤를 같이했다.

이번 공론화위는 오는 10월 21일까지 약 3개월간 시민배심원단 구성 등 공론 조사를 설계·운영해 신고리 5·6호기의 운명을 결정하지만, 9명의 위원 중 에너지 전문가는 포함되지 않았다. 공론 조사의 중립성을 위해 원전 전문가를 원천 배제했다는 게 정부 측 설명이나 전문지식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과학적 영역의 특성을 고려하지 않았다는 비판이 나오는 지점이다.

공론화위가 구성할 시민배심원단은 아직 구성과 형식이 결정되지 않았으나 역시 전문가들은 배제될 것으로 전해졌다. 정부는 공개토론회나 자문위원회 등으로 전문가의 의견을 반영하겠다는 방침이지만, 결국 최종 결정은 전문가도 정부도 아닌 시민의 뜻에 달린 것이다. 김형준 명지대 교양학부 교수는 “이렇게 중요한 국가 정책 사안을 아무런 배경 지식이 없는 사람들이 단 3개월 만에 결정하겠다는 것”이라며 “방향이 아무리 옳더라도 방식이 잘못되면 국민을 설득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공론화위가 정당성을 확보하지 못하고 과거 실패의 역사를 반복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2003년 정부는 사패산 터널 공사 중단을 논의하기 위해 공론 조사를 추진했지만, 불교계 반발로 공론화위 구성 자체가 무산됐다. 같은 해 천성산 터널 또한 공론화위가 합의된 결론을 만들지 못한 채 갈등만 키웠다. ‘사용후핵연료공론화위’도 2013년부터 약 2년간 운영됐으나 정치적 성향이 다른 위원 간 갈등으로 파행을 빚었고 권고사항을 내는 데 그쳤다.

유민환·김윤희 기자 yoogiza@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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