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격한 최저임금 인상의 후폭풍이 생각보다 빠르게 닥쳐오고 있다. 섬유기업 경방이 24일 이사회를 열어 5만5000추 면사를 생산하는 광주(光州)공장 설비의 절반을 베트남으로 이전하기로 결정했다. 김준 경방 회장은 “내년 최저임금 인상 폭이 16% 이상 되면서 더 버티기 힘들 것으로 판단했다”고 토로했다. 1919년 경성방직으로 출발한 ‘100년 기업’이자 민족기업, 그리고 국내 1호 상장기업이었던 경방의 탈(脫)한국이 던지는 충격파는 크다.

방직업계의 올해 평균 인건비는 연 3546만 원, 최저임금 대상자가 55%에 이른다. 내년 최저임금 인상률을 적용하면 4104만 원, 74%로 급증한다. 인건비가 원가의 20%를 점하는 비용 구조에서 직격탄이다. 10%를 차지하는 전기 요금 인상까지 예고돼 있다. 온갖 악조건에도 국내에서 버티려 안간힘을 써왔던 기업인들도 두 손 들 수밖에 없다. 기업 사활이 걸려 있기 때문이다. 당장 경방 광주공장의 150명 근로자 앞길이 막막해졌다. 대부분 20년 이상 일한 40∼60대 아주머니들이다. 다른 섬유 전문기업인 전방에서도 공장 3곳과 600여 명의 구조조정설이 나온다. 해외 이전 여력조차 없는 영세 업체들은 그대로 폐업해야 할 판이다.

문재인 정부는 ‘최저임금 1만 원’을 공언하면서 중소·영세 상공인을 벼랑으로 내몰고, 저임금 근로자 고용을 위협할 거라는 우려에는 귀를 닫았다. 역습(逆襲)은 벌써 시작됐다. 패스트푸드점·주유소·PC방 등에선 자동설비와 기존 인력을 맞바꾸고 있다. 경방의 탈한국은 신호탄이다. 최저임금 공약을 두고는 내부 진영에서조차 취지와 효과가 의심스럽다는 얘기가 공공연히 나온다. ‘착한 경제’를 내세운 정부에서 산업·노동시장의 최약자들이 비명을 지르고 있다. 시민단체 수준의 단세포식(式) 졸속 정책은 재고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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