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거리 - 지하철안 順 많아
안경·넥타이핀 위장 첨단화
영상 유출 ‘2차 피해’ 급증
피해자에게 큰 수치심을 안기는 악질적 몰래카메라(몰카) 범죄가 지하철역과 길거리 등에서 기승을 부리고 있어 시민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특히 생활용품을 가장한 초소형 카메라가 악용되는 등 범죄 수법이 점점 교묘해지는 데다, 인터넷 음란 사이트나 SNS를 통해 영상이 유출되는 등 ‘2차 피해’ 사례도 급증하고 있다. 영상물 유출 등으로 뒤늦게 피해 사실을 인지한 뒤 상황을 견디지 못하고 극단적인 선택을 하는 사람도 늘고 있어 피해 방지가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높다.
26일 경찰청에 따르면 2013∼2016년 장소별 몰카 범죄 발생 건수를 집계한 결과, 시민들이 흔히 다니는 지하철역에서 가장 많은 4154건의 범죄가 발생했다. 이어 길거리(3777건), 지하철 안(2210건), 아파트·주택(2201건), 상점(925건), 버스 등 기타 교통수단(682건) 순으로 범죄 발생 빈도가 높았다. 현행법상 몰카를 촬영하거나 판매했을 경우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10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인터넷 등을 이용해 촬영물을 유포했을 경우 ‘7년 이하의 징역 또는 30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고 있지만 범죄는 되레 점점 대담해지고 있다.
실제 지난 17일엔 현역 국회의원 아들인 현직 판사가 지하철에서 휴대전화로 여성의 신체를 몰래 찍은 것으로 의심돼 경찰에 붙잡혔다. 지난 3월에도 경기 연천군에서 군청 공무원이 청사 여자화장실에 몰카를 설치했다가 이를 발견한 여직원의 신고로 경찰에 덜미가 잡혔다. 지난해 6월엔 중견 정보통신 업체 직원이 자신이 다니던 회사와 지하철역 등에서 5년간 7000여 건의 음란 몰카를 찍어 보관하거나 인터넷에 유포한 혐의로 경찰에 적발됐다. 이처럼 몰카 범죄가 일상생활에서 흔히 발생하고 있지만, 안경이나 넥타이핀, 담뱃갑, 휴대용저장매체(USB), 옷걸이 등 생활용품으로 위장한 카메라가 범죄에 악용되는 경우가 흔해 적발이 쉽지 않다는 지적이다.
경찰 관계자는 “공공 화장실이나 탈의실 등 몰카 취약시설을 이용하게 될 경우 반짝이는 렌즈 등이 숨어 있는지 꼼꼼히 살필 필요가 있고, 피해 사실을 인지할 경우 즉시 경찰에 신고해야 영상물 유출 등의 피해를 막을 수 있다”고 조언했다. 경찰은 여름철 몰카 범죄 급증에 대비해 주파수·적외선 탐지형 몰카 탐지기 등 첨단 장비를 동원해 다음 달까지 집중 단속에 나선다.
최준영 기자 cjy324@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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