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러, 1척씩 가동… 전세계 8개국만 독자 제작능력 갖춰

‘제럴드 포드’ 취역으로 본 각국의 航母

지난 22일 ‘21세기형 슈퍼 핵 항공모함(항모)’ 제럴드 포드(CVN-78) 취역을 계기로 이른바 ‘항모의 진화’가 화두가 되고 있다. 역사상 가장 비싸고 큰 함정 기록을 세운 포드 항모는 그동안 미국 핵항모를 상징하는 니미츠급 항모들과 비교해 봐도 성능이 눈부시게 진화했다. 미국이 보유한 10개 니미츠급 항모전단 하나하나는 웬만한 나라 전체의 해·공군 전력과 맞먹는다. 항모전단을 보유한 러시아와 프랑스를 비롯, 항모 보유국인 중국·영국·브라질·이탈리아와 경항공모함급 헬기항모를 운용하는 일본 등 항모보유국 현황과 항모 기술의 진화를 추적한다.


1 ‘제럴드 포드’ 건조비는

10척의 니미츠급 항모 기본 설계를 그대로 반영한 미국 해군의 11번째 핵 항모이다. 새 첨단시스템을 도입해 건조비용은 니미츠급 후기함인 조지 부시(CVN-77)의 2배 이상인 130억 달러(약 14조 원)다. 개발비를 포함하면 전체 제조비용은 430억 달러(약 48조 원)가 투입됐다. 우리나라 연간 국방비보다 많은 액수다. 운용 수명을 50년으로 설정해 설계하고 원자로의 수명 역시 50년으로 증가시켜 운용 및 유지비용 측면에서 니미츠급보다 유리하다. 50년 동안 약 50억 달러의 운용 및 유지비용 감소가 목표다. 포드급 2번함인 존 F 케네디(CVN-79)는 2020년, 3번함 엔터프라이즈(CVN-80)는 2023년 진수 목표로 건조가 진행 중이다. 최신형 A1B 원자로 2기를 통해 동력을 20년간 무제한 공급받을 수 있다. 전력 생산도 니미츠급 핵 항모보다 3배 많다. 80대가량의 함재기를 탑재하기에 함재기 전력도 웬만한 국가의 공군력을 웃돈다. 탑승인력 4660명으로 5750명이 탑승하는 니미츠급 항모 승조원 수의 80% 규모다. 항속거리는 무제한이다.

2 美, 中 겨냥했나

제럴드 포드 항모는 작전 수행 능력을 나타내는 초도작전능력(IOC) 확보를 마치면 오는 2021년까지 태평양함대에 작전 배치될 예정이다. 미 해군의 F-35C ‘라이트닝 2’ 스텔스기와 F/A-18E ‘슈퍼호넷’이 탑재된다. 항모 적재 전투기들의 작전반경을 확대하기 위해 현재 정찰 공격기 드론을 급유기로 용도 변경해 개발 중인 무인급유기 ‘MQ-25A 스팅레이’도 탑재될 계획이다. 미 해군이 MQ-25A 무인급유기 개발을 서두르는 가장 큰 이유는 중국의 항모 킬러로 동북3성에 배치된 ‘둥펑(DF)-21D’ 등 대함 탄도미사일의 위협 증가 때문이다. DF-21D는 지상의 이동식발사대 등을 통해 900∼1500㎞ 떨어진 해상의 미 항모전단을 타격할 수 있는 공포의 대상이다. 제럴드 포드와 기존 니미츠 항모와의 가장 큰 차이는 전자기력사출장치(EMALS)로 항공기 이함 등 운용능력을 25% 증가시켜 일일 발진 가능횟수가 기존 니미츠급의 120회에서 160회로 늘고 비상시는 최대 220회까지 대폭 증가된 점이다. 항모 최초로 그동안 이지스함에만 탑재하던 최신형 스파이(SPY) 계열 레이더를 배치해 한꺼번에 날아오는 수많은 적 미사일과 동시 교전이 가능해졌다.

3 美 항모전단 규모

미국은 2차 세계대전 이후부터 최근까지 세계 최강의 항모 전력을 유지해왔다. 니미츠급 10번 함인 조지 부시는 2009년 1월 10일 취역했다. 2012년 12월 세계 최초의 핵추진항모 엔터프라이즈(CVN-65)가 52년간의 임무를 마치고 퇴역해 10척의 항모를 운영하다, 제럴드 포드가 추가돼 11개 항모전단 체제를 유지하고 있다. 니미츠급 핵항모는 1975년에 취역한 니미츠(CVN-68)를 시작으로 단계적으로 퇴역하는데 해체 비용만 척당 7억5000만 달러에서 9억 달러다. 재래식 추진 잠수함의 경우 해체비용은 5000만 달러다. 니미츠급 핵연료수명은 10∼26년으로 취역기간에 1번 이상의 연료교환이 필요하다. 대규모 창정비(RCOH)에만 3년 6개월, 26억 달러가 소요된다. 핵반응로 연료를 재충전하기 위해 선체를 절단하고, 2300여 개 격실과 비행갑판, 사출기, 전투체계 및 함교 등 수백 개의 시스템에 대한 현대화가 이뤄진다.

4 中 기술 수준의 진화

중국은 2012년 옛 소련이 운용하던 항모 바랴그를 우크라이나로부터 사들여 개조한 최초의 항모 랴오닝(遼寧)을 취역시킨 뒤 항모를 통한 ‘군사굴기’를 노리고 있다. 랴오닝은 미국 제럴드 포드에 비해 30년 뒤졌다는 평가다. 올해 4월 26일 다롄(大連)조선소에서 자국산 항모 산둥(山東·가칭)을 진수시켰으며 대양굴기를 위해 분쟁지역인 남중국해 전진 기지 하이난(海南)성 산야(三亞)에서 취역할 예정이다. 중국이 자체 설계와 기술로 제작한 첫 항모다. 항모 독자 제작 능력을 갖춘 나라는 미국, 러시아, 영국, 프랑스, 이탈리아, 스페인, 인도 등 8개국이다. 젠(殲)-15 함재기 36대를 탑재해 랴오닝보다 12대 늘었다. 첨단 레이더와 전자설비를 탑재했으며 함재기 기능 강화에 집중한 미국 항모 스타일을 모방했다. 항모 산둥의 전투력은 랴오닝의 6배로 평가된다. 만재배수량 7만t급의 중형항모로 디젤 동력이다. 중국은 독자적으로 설계한 3호 항모를 상하이 인근 장난창싱(江南長興) 조선소에서 건조 중이다. 캐터펄트 발진 방식을 채택한 미국식 항모로 2021년쯤 진수될 예정이다. 장기적으로는 핵추진 항모를 포함해 6척의 항모를 보유해 서태평양의 제해권을 장악한다는 게 목표다.

중국 항모 ‘산둥’.
중국 항모 ‘산둥’.

5 러시아 항모 수준

러시아 유일의 항모인 배수량 5만8600t급 쿠즈네초프는 러시아 해군의 자존심이다. 구소련 시절인 1982년 건조에 착수해 1985년 진수됐으나 정책적 문제로 1991년 취역하는 등 경제난으로 우여곡절을 겪었다. 키예프급 항공순양함에 기초를 두고 있다. 러시아 해군은 쿠즈네초프가 지중해에서 임무를 마치고 귀환하는 올해 초부터 2∼3년간 현대화를 진행, 항공기 발진시스템과 비행갑판을 개량할 계획이다. 러시아 차기 항모로, 지상·해상·공중의 다양한 작전을 수행할 다목적 항모를 구상하고 있다. 러시아 해군은 북부함대에 2척, 태평양 함대에 2척 등 모두 4척의 항모가 필요하다고 판단하고 있지만 경제난으로 2025년이 돼야 사업에 본격 착수할 것으로 예상된다.

6 日의 輕항모 전략

2005년 7월 한국의 독도함 진수를 두고 ‘한국형 경항공모함시대 개막’이라고 호들갑을 떨었던 일본은 2013년 전후 최대의 해상자위대 전투함인 이즈모 진수식을 가졌다. 2015년 8월 2번함 가가(加賀)를 진수시켰다. 1조3500억 원을 들여 건조한 이즈모는 헬기호위함이지만 헬리콥터는 물론 수직이착륙기 F-35B 탑재가 가능한 경항공모함이다. 2만7000t인 이즈모는 랴오닝보다 작지만 세계 각국의 경항모에 비해 뒤지지 않는 능력을 갖고 있다. 대잠헬기 7대, 감시정찰 헬기 2대 등 최대 28대 탑재가 가능하다. 경항모는 2000년대 들어 다목적 헬리콥터 및 상륙전력이 탑재되는 강습상륙함 용도를 겸한 다목적함으로 세계 각국에서 건조되고 있다. 이즈모는 이탈리아의 2만7000t급 최신예 경항모 카보우르와 겨룰 만하다. 이 역시 F-35B를 탑재할 수 있다. 호주도 스페인과 이탈리아가 건조한 경항모 및 강습상륙함과 비슷한 2만7500t급 캔버라급 상륙함 2척을 진수했다.

7 ‘과거 해양대국’ 英의 분투

영국은 인빈시빌급 경항모 3척이 모두 퇴역해 현재 실전배치한 항모는 없다. 인빈시빌급 항모를 대체하기 위해 7만t 퀸 엘리자베스급 항모 2척을 건조 중이며 1번함이 처녀항해를 앞두고 있다. 2007년에 퀸 엘리자베스와 자매 항모인 프린스 오브 웨일스를 발주해 2026년 취역할 예정이다. 퀸 엘리자베스 취역 시기는 사업 승인 당시 2015년에서 지금은 2021년으로 미뤄졌다. 두 항모 사업비는 글로벌 금융위기 여파로 거의 두 배인 60억 파운드(9조 원)로 상승했다. 퀸 엘리자베스는 7만2000t으로 F-35B 스텔스 전투기 36대를 비롯해 중형 대잠수함 헬기와 공격헬기, 수송용 헬기를 동시에 탑재할 수 있다. 402㎞ 반경에서 동시에 1000대 규모의 선박과 항공기 움직임을 감시할 수 있는 첨단 장거리 레이더 기능이 장착돼 있고 최대 1600명의 승조원을 수용할 수 있다.

8 佛도 核항모 보유

프랑스는 미국 외에 핵추진 항모를 가지고 있는 나라다. 프랑스 해군 유일의 핵추진 항모 샤를 드골이 그것이다. 프랑스는 2차 세계대전 전까지만 해도 항모 운용 경험이 없다시피 했다. 1927년 영국의 도움을 받아 전함을 개조한 실험용 항모 베아른을 보유했지만 운용 능력이 부족해 전쟁 중 아무런 역할을 못했다. 2차 대전 후 딕스무드, 아로망시, 라파예트처럼 미국과 영국이 사용하던 경항모를 양도받아 운영한 뒤 자력 개발에 나섰다. 1961년 취역한 클레망소, 1963년 실전 배치된 포슈 등 40여 기의 함재기를 운용할 수 있는 3만2780t급 중형 항모의 모범을 선보였다. 건조 중에 숱한 사고가 발생, 실패작이 될 뻔한 샤를 드골은 캐터펄트를 장착해 함재기 운용 능력이 효율적이고 E-2C 조기경보기와 2000개 목표를 동시 추적할 수 있는 CMS Mod8모드를 비롯한 다양한 최신 전투체계를 탑재해 러시아의 쿠즈네초프보다 작전투입 능력이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았다.

9 印·브라질도 항모 보유

인도는 러시아로부터 구매한 항모 비크라마디티야가 계약금액 상승과 시험과정 사고발생 등 우여곡절 끝에 2013년 실전 배치했다. 현재 인도 국내기술로 설계, 건조하고 있는 항모 비크란트는 2015년 진수돼 내년 말 공식 취역할 예정이다. 총사업비 32억5000만 달러가 투입되며 전투기와 헬기 등 30대 이상 탑재할 수 있다. 인도는 비크란트 항모를 보유함으로써 세계에서 4만4000t급 이상 항모를 설계, 제작할 수 있는 5번째 국가로 자리매김했다. 국산 2번째 항모인 6만5000t급 항모 비샬 건조사업도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건조 기간은 10∼20년으로 예상되며 내년부터 건조에 착수할 예정이다.

브라질은 프랑스로부터 2000년 중고로 구매한 33000t급 상파울루를 운영해왔으나 정비 유지에 어려움을 겪어왔다. 브라질은 2014년 외국과의 합작으로 새 항모 건조 계획을 발표했으며 프랑스 해군의 샤를 드골과 전투체계와 항공시스템 설계에 기반을 둔 새 항모를 개발한다는 계획이다.

10 퇴역 核항모의 부활

2012년 12월 1일 퇴역한 최초의 미국 핵 항모 엔터프라이즈(CVN-65)는 미 해군의 상징이었다. 51년간 현역으로 활동하며 실전에도 수없이 투입되는 등 미 해군사에 수많은 족적을 남긴 상징적 항모였다. 2차 대전 후 미국은 새로운 적대국으로 떠오른 소련과 대립하며 새로운 개념의 항모를 필요로 했다. 그로 인해 탄생한 것이 길이 300m 이상의 거대 항모를 일컫는 슈퍼 캐리어인 포러스틀(CV-59)이었다. 1956년 이를 좀 더 개량한 새로운 항모가 키티호크급 항모다. 당시 뉴포트뉴스 조선소에서 건조하던 항모 한 척이 사상 최초로 핵추진 방식으로 제작됐는데 바로 엔터프라이즈다. 재래식 동력함은 연돌을 외부로 빼내야 하므로 갑판은 물론 갑판 밑의 시설 설치에 상당한 제약이 있었지만 배기가스가 발생하지 않는 핵추진은 이러한 제한이 없어 작전효율이 뛰어났다. 엔터프라이즈에는 8기의 A2W 원자로가 탑재됐는데 28만 마력의 출력은 현재까지도 가장 강력한 함정용 동력이다. 1975년 후속 항모 니미츠의 등장으로 사상 최대의 군함이라는 타이틀은 내려놓지만 전장 342m로 현재까지 가장 긴 군함으로 기록되어 있다. 엔터프라이즈는 슈퍼핵항모 제럴드 포드급 항모 3번 함으로 부활할 예정이다.

정충신 기자 csjung@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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