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과 가까워서 모처럼 대회장을 찾았습니다. 이미 출발해서 경기를 치르고 있는 선수와 퍼팅 그린에서 라운드를 준비하는 선수들로 복닥거렸습니다.
많은 갤러리는 자기가 좋아하는 선수를 따라다니며 열띤 응원도 하고 있었습니다.
그런 가운데 유난히 어느 갤러리의 말이 귀를 파고들었습니다. A 선수는 이곳의 연습생이었는데 정작 대회에 출전하고도 골프장에 와서 인사 한번 하지 않더라는 것입니다.
그런 반면에 B 선수는 지난해 캐디를 맡았던 골프장 ‘하우스 캐디’에게 너무 친절하게 잘 해주셔서 감사하다면서 릴랙스 크림 몇 통을 담아 와서 책상에 놓고 갔다는 것이었습니다.
한편으로는 인사가 뭐 그리 중요할까, 인사하는 게 뭐 그리 어려울까 하는 생각이 교차했습니다.
10년 전의 작은 에피소드가 생각났습니다. 탤런트 김민자 선생과 함께 라운드를 한 적이 있습니다. 그런데 앞 팀에 후배 탤런트가 라운드를 하고 있었고 인사도 안 하고 계속 도망치듯이 발길을 재촉합니다. 보다 못한 김 선생이 앞 팀이 있던 티잉그라운드로 달려가 이야기를 하고 오셨습니다. 그러고는 “계속 도망치듯이 하면 골프가 맞겠어요? 내가 가서 먼저 인사하면 본인도 편할 텐데요”라는 것이었습니다.
그때 알았습니다. 인사를 잘하는 것은 내가 편해지기 위한 행위라는 것을. 바꿔 말한다면 A는 대회에 참가해서 인사를 안 한 그 이유 때문에 계속 마음이 불편해질 수 있다는 것을 왜 모를까 안타까웠습니다. 그렇게 치는 골프가 편할 리 없고 심적 부담으로 작용할 것은 당연지사입니다.
마침 대회장에서 출전을 앞둔 장하나를 강욱순 프로와 함께 만났습니다. 그날 성적은 안 좋았지만 밝게 인사하는 모습이 좋아 보였습니다. 그러면서 강 프로에게 코치를 받게 됐다면서 감사의 인사와 함께 잘될 거라며 밝은 표정을 짓습니다. 강 프로 역시 장하나 선수에 대해 “크게 스윙을 바꿀 게 없을 것이다. 항상 웃으며 대회에 임하는 선수라 심리적 안정감을 주면 곧 좋아질 것”이라고 말합니다.
먼저 다가가 인사하는 따듯한 사람이 되면, 골프도 따듯하게 다가올 것이라는 생각,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
이종현 시인(레저신문 편집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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