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논어에 ‘지자요수 인자요산(知者樂水 仁者樂山)’이라는 말이 있다. 지혜로운 사람은 어질고 물과 같이 막힘이 없어 물을 좋아하고, 어진 사람은 의리에 밝고 쉬이 변하지 않아 산을 좋아한다는 뜻이다. 예부터 우리나라에 지자(知者)와 인자(仁者)가 많아서일까? 최근 문화체육관광부가 조사한 걸 보면, 여름휴가를 계획하고 있는 국민의 대다수가 산과 계곡이 우수한 강원·영남·호남권을 가보고 싶은 휴가지로 꼽았다고 한다.
이와 같은 분위기 속에서 ‘산촌(山村)’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여가·관광 패턴이 변화하면서 기존의 관광지와는 차별화한 경험을 주는 산촌으로의 관광이 증가한 것이다. 산림청의 조사 결과에서도 지난해 관광 목적으로 산촌을 방문한 국민이 210만 명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바야흐로 ‘산촌의 재발견’이라 할 수 있다.
산림청은 국민의 이 같은 관광 수요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산촌관광 활성화 사업’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지역 생태 자원을 보전하는 동시에, 현명한 이용을 통해 도시민에게 맑은 공기와 물을 제공하고 지역 주민에게 관광이라는 새로운 소득 창출의 기회를 마련하는 것이다.
특히, 올해부터 산림 경관이 뛰어난 국유림을 관광 자원으로 활용하고 있는데, 그 첫 대상지가 인제 자작나무 숲이다. 강원도 인제군 인제읍 원대리의 자작나무 숲은 국내 최초로 조성된 자작나무 집단 조림지로서, 생태적 가치는 물론 지역의 역사·문화적 가치가 높은 곳이다. 이러한 이유로 TV 광고, 영화, 드라마 촬영 장소로 유명해지면서, 지금은 매년 25만 명 이상이 방문하는 명소로 거듭났다. 지역의 산림을 관광 자원으로 활용해 산촌 활성화에 힘을 보탠 좋은 사례로, 올여름 방문해볼 만한 대표적인 산촌 휴양지다.
한편, 전남 담양의 가사문화권에는 아름다운 정원과 정자들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다. 소쇄원(瀟灑園)에 가면 평소에 보기 힘든 우리나라 원림(園林)의 진면목을 감상할 수 있다. 나아가 남도의 맛있는 음식으로 배를 채우고, 그림자가 쉬어간다는 송강정(松江亭)에 앉아 정철의 ‘성산별곡’을 읊어본다면 이만한 풍류가 또 있을까?
영남권으로 눈을 돌려보면, 산림청에서 오랜 준비를 통해 선보이는 초대형 산림 복지 공간이 있다. 국립산림치유원(영주)과 국립백두대간수목원(봉화)이다. 전문적인 지도사들의 도움을 받아 최근 각광받는 산림 치유를 체계적으로 경험하고, 국내외에 서식하는 다양한 식물도 한눈에 관람할 수 있는 곳이다.
이번 여름 휴가지를 아직 정하지 못했다면, 온 가족이 함께 산촌으로 가보자. 옥수수 따기, 감자 캐기, 산나물 채취는 물론이고, 가족과 함께하는 뗏목 타기, 곤충 채집, 별 관찰하기, 다슬기 잡기 등 수많은 체험이 가능하다. 청정(淸淨) 산촌의 푸른 산과 맑은 물에서 아름다운 추억을 쌓고 산촌 주민들의 넉넉한 정(情)까지 느껴본다면, 그 누구라도 지자, 인자가 되지 않겠는가?
현재 정부는 관광 자원으로서 농산어촌의 가치를 알리기 위해 ‘농산어촌에서 여름휴가 보내기 캠페인’을 전개 중이다. 농림축산식품부, 해양수산부, 산림청 등이 발 벗고 나섰다. 관광을 통해 낙후된 농산어촌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고, 동시에 국민에게 더 나은 휴식의 기회를 제공하려는 의지의 표현이다. 특히, 산촌 지역은 국토의 63%인 산림을 무대로 한 다양한 관광 자원화가 가능한 곳이다. 앞으로 산림청은 산촌 지역별로 특화된 국·사유림을 적극적으로 활용해 산촌 주민들을 위한 새로운 소득과 일자리를 창출하고, 국민의 삶의 질을 높여 나가는 데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이다.
주요뉴스
시리즈
이슈NOW
기사 추천
- 추천해요 0
- 좋아요 0
- 감동이에요 0
- 화나요 0
- 슬퍼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