靑문건 보수 지원 정황 드러나
‘블랙리스트’김기춘 3년형
金·조윤선 피의자 소환할 듯


‘블랙리스트’(문화예술계 지원 배제) 재판 선고에서 박근혜 정부 청와대 핵심 권력이 문화예술계를 차별 지원한 것이 사실로 드러남에 따라 검찰의 ‘화이트리스트’(관제 데모에 동원된 보수 단체) 사건 수사도 마무리 단계에 들어갔다. 화이트리스트 수사의 주요 혐의자인 김기춘(78) 전 대통령 비서실장의 ‘블랙리스트’ 관련 직권남용 혐의가 인정된 데다 청와대 ‘캐비닛 문건’ 등을 통해 청와대의 보수단체 지원 정황이 이미 어느 정도 드러났기 때문이다.

검찰 관계자는 28일 “블랙리스트 판결문 자체가 혐의 입증 자료로 수사에서 활용될 수 있다”고 말했다. 서울중앙지검 형사1부(부장 심우정)는 청와대가 전국경제인연합회를 통해 어버이연합 등 보수 단체를 선정해 관제 데모를 독려했다는 의혹, 이른바 ‘화이트리스트’ 의혹을 1년 넘게 수사 중이다.

청와대와 정부 관계자가 직권을 남용해 이념·성향에 따라 시민사회 인사·단체를 분류, 차별 지원을 했다는 점에서 블랙리스트 사건과 화이트리스트 사건은 구조가 같다. 지난 14일 청와대 민정수석실에서 발견된 ‘캐비닛 문건’에서도 ‘건전 보수권을 국정 우군으로 적극 활용’이라는 문건이 발견됐다. 블랙리스트 공판에서는 정관주 전 문화체육관광부 차관이 증인으로 출석해 화이트리스트의 존재를 시인하기도 했다.

이 사건을 수사 중인 검찰도 수사 마무리를 위해선 김기춘 전 비서실장과 조윤선 전 문체부 장관 등을 피의자로 소환할 수밖에 없다는 입장이다. 검찰 관계자는 “블랙리스트 판결문을 검토한 뒤 소환 조사의 실익이 있는지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전날 열린 재판에서 김 전 비서실장은 징역 3년을 선고받았다. 조 전 장관은 블랙리스트 관련 혐의는 무죄가 선고됐지만, 국회청문회에서 위증한 혐의가 인정돼 징역 1년, 집행유예 2년으로 석방됐다.

한편 법원이 전날 블랙리스트 재판에서 사실관계에 대한 피고인들의 혐의를 인정함에 따라 박영수 특별검사팀으로선 절반의 성공을 거뒀지만, 박 전 대통령의 공모 관계를 입증해야 하는 숙제가 남았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0부(부장 황병헌)는 김 전 비서실장 등에게 직권남용 혐의로 유죄를 선고했지만, 박 전 대통령의 공모관계에 대해서는 “공모 개연성이 크나 (박 전 대통령이) 지휘함으로써 공모공동정범으로서의 책임을 진다고 보기에는 부족하다”고 판단했다.

이정우·정철순 기자 krusty@munhwa.com

관련기사

이정우

기사 추천

  • 추천해요 0
  • 좋아요 0
  • 감동이에요 0
  • 화나요 0
  • 슬퍼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