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일 북한의 화성-14형 발사 장면 [연합뉴스 자료사진]
지난 4일 북한의 화성-14형 발사 장면 [연합뉴스 자료사진]
미국 본토 직접 타격할 수 있는 ICBM 발사 성공은 처음
화성-14 개량형 또는 4월 열병식 때 등장했던 신형으로 추정


북한이 28일 밤 자강도 일대에서 동해상으로 사거리 1만㎞ 이상으로 워싱턴 등 미국 본토를 타격할 수 있는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1발을 기습적으로 발사했다.

북한은 “28일 밤 대륙간탄도로켓 화성-14형 2차 시험발사가 성공적으로 진행되었다”면서 “화성-14형은 최대정점고도 3724.9㎞까지 상승하며 거리 998㎞를 47분12초간 비행하여 공해상의 설정된 수역에 정확히 탄착됐다”고 29일 주장했다.

북한은 이번에도 고각(高角)으로 미사일을 발사했으며 정상 비행궤적으로 미사일을 쏠 경우 최대 사거리는 1만㎞를 넘을 것으로 전문가들은 추정했다. 지난 4일 발사한 화성-14형의 최고 고도는 2802㎞, 비행 거리는 933㎞였다. 이번에 발사한 미사일이 화성-14형보다 900㎞ 가까이 더 올라갔고, 비행 거리도 60여㎞를 더 날아간 것이다. 화성-14형은 39분간 비행했지만 이번 미사일은 45분간 비행, 6분여를 더 비행했다.

북한이 쏜 미사일의 종류는 아직 정확히 확인되지 않고 있다. 군 당국은 지난 4일 발사된 화성-14형의 개량형이거나 지난 4월15일 열병식에 첫 등장한 신형 ICBM 중의 하나일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북한은 당시 트레일러에 실린 ICBM도 공개했지만 발사통 안에 들어있어 실체는 확인되지 않았었다.

군 당국은 미사일 최대고도와 비행거리를 감안할 때 지난 4일 첫 발사된 화성-14형 ICBM급 미사일(최대 사거리 7000~8000㎞ 이상)보다 성능이 향상된 것으로 분석했다. 군당국과 북한의 발표를 감안할 때 정상 발사 시 약 1만 km 이상으로 평양에서 알래스카까지는 6000여㎞, 하와이까지는 7600㎞, 샌프란시스코까지는 9000㎞ 가량으로 워싱턴 등 미 서부 내륙까지 타격할 수 있을 것으로 분석된다.

북한이 미 본토를 직접 타격할 수 있는 ICBM 발사에 성공한 것은 처음이다. 북한은 특히 자정에 가까운 심야에 유사시 한·미 양국군의 타격이 어려운 중국 국경에서 불과 10~20여㎞ 떨어진 지역에서 미사일을 발사함으로써 언제 어디서든 기습적으로 미사일을 쏠 수 있는 능력을 과시한 것이다. 북한이 특히 이례적으로 심야 시간에 탄도미사일을 발사한 것은 한·미 군 당국의 대비태세를 떠보거나 요격체계 가동시간을 교묘히 회피하려는 의도로 보인다. 27일 정전협정 체결 64주년을 앞두고 그동안 미 CNN 등 외신 보도에서는 평북 구성 일대에서의 미사일 발사 징후로 보이는 움직임이 주로 보도됐다. 그러나 구성 쪽에서 움직임을 드러내면서 실제로는 자강도에서 미사일을 발사해 ‘성동격서(聲東擊西)식’ 도발을 감행한 것으로 분석된다.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김정은 위원장이 정전협정 체결일인 27일 ‘친필명령’으로 이번 시험발사 실시를 직접 지시했다고 보도했다. 중앙통신은 “실제 최대사거리 비행조건보더 더 가혹한 고각발사 체제에서의 재돌입 환경에서도 전투부(탄두부)의 유도 및 자세조종이 정확히 진행됐으며 수 천 도의 고온조건에서도 전투부의 구조적 안정성이 유지돼고 핵탄두 폭발조종장치가 정상동작했다는 것을 확인했다”고 안정적인 재진입 기술을 확보했음을 주장했다.

정충신 기자 csjung@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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