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맘 “불안해 못먹이겠다”
처벌은 시정명령 등 솜방망이
9개월 아들을 둔 ‘워킹맘’ 임모(30) 씨는 요즘 이유식 때문에 고민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아들에게 다양한 이유식을 먹이고 싶어 유명 업체의 이유식을 3개 배달업체를 통해 받았는데, 공교롭게도 배달된 제품 모두에서 이물질(플라스틱·실·벌레)이 나온 것이다. 임 씨는 “이유식을 직접 만들어 먹이는 게 속 편하지만, 복직을 앞둔 상황이라 걱정이 많다”고 했다.
유아기 아이들에게 중요한 이유식 위생 상태가 ‘낙제점’인 것으로 드러나 관계 당국의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국회 홍철호 바른정당 의원이 31일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2014년부터 지난 6월 말까지 3년 6개월간 진행한 이유식 제조·판매 업체 위생관리점검에서 ‘부적합 판정’을 받은 건수가 46건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2014년 9건에서 2015년에는 16건으로 급증했고, 지난해에는 11건이 적발됐다. 특히 올해는 6월 말 현재 지난해 수준에 육박하는 10건이 적발됐다.
문제는 이들 업체에서 만든 이유식에서 영유아가 섭취해서는 안 될 이물질들이 대거 검출됐다는 점이다. 지난해 S사가 만든 이유식에서는 복통·설사·장염 등을 유발하는 ‘대장균군’이 검출돼 ‘제조정지 및 제품폐기’ 처분을 받았다. 2015년 E사 이유식에서는 ‘실리콘’, 올해 J사 제품에서는 ‘플라스틱’이 발견됐다. 심지어 영유아가 섭취할 경우 치명적일 수 있는 ‘생선 가시’ ‘닭 뼈’ ‘나뭇조각’까지 검출돼 검사원들이 아연실색하기도 했다. 이 밖에 유통기한이 지난 재료 사용, 냉동 원료를 부적절한 공간에서 해동하거나 원재료를 허위표시한 사례도 있다.
그러나 이런 업체들에 대해 ‘영업정지’ 같은 고강도 처분이 내려진 경우는 단 한 건도 없었다. ‘솜방망이’ 징계가 도마 위에 오르는 대목이다. 강원 고성군의 H사의 경우 2014년과 2015년에 각각 ‘곰팡이’가 검출됐지만 ‘제조정지’ 처분을 받는 데 그쳤다. 이 업체가 지난해 만든 이유식에서는 ‘돌’이 발견되기도 했지만 ‘시정명령’만 받았다.
식약처 관계자는 “영유아가 먹는 음식이라고 처벌을 달리할 수 없다”며 “모든 식품은 식품위생법에 따라 처벌해야 하기 때문에 똑같은 기준으로 처벌할 수밖에 없다”고 해명했다. 홍 의원은 “식약처가 인증 취소 조치를 적극적으로 확대하고, 행정처분 수준을 대폭 상향 조정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해완·전현진 기자 parasa@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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