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밝은, 첫 시집 ‘술의 미학’
술·섬 등 4년 쓴 51편 묶어


“등단 후 첫 시집, 시와 함께 신명 나게 놀기… 이제 시작이에요.”

김밝은(53·사진) 시인이 등단 후 자신의 첫 시집 ‘술의 미학’(미네르바)을 펴냈다. 김 시인은 2013년 계간 미네르바를 통해 늦깎이로 데뷔했다.

시를 쓴 것은 오래됐으나 작품을 발표한 지는 4∼5년 정도 됐다. 그동안 써두었던 시들 중 51편을 이번에 한데 묶었다.

표제작은 등단작이다. 술이 주는 장점을 노래한 시다. 술은 이성을 무장해제시키고 사람 사이의 벽을 허무는 도구가 된다. 김 시인은 “술을 잘하거나 즐기는 것은 아니지만 술자리가 가져오는 편안함, 허물없음을 말하고 싶었다”고 밝혔다.

표제작에는 또 시어를 선택하고 다듬는 데 오랜 공을 들이는 시인의 습관이 고스란히 드러나 있다.

“가끔 심장이 시큰둥해지는 날//(…)// 찰나의 눈빛에 취해 비밀의 말들을 너무 많이 마셨나/ 날을 세운 은빛 시선이 애꿎은 꽃잎만 잘라내고 있다// 사랑이 사랑으로도 치유되지 않아/ 벌거벗은 혀들이// 술잔 속에서 팔딱거리고 있다.”(‘술의 미학’ 부분)

2부의 ‘애월(涯月)을 그리다’ 5편은 김 시인이 특히 아끼는 작품들이다. 그는 제주도 여행에서 발견한 애월의 아름다움을 잊을 수가 없다.

그는 “애월 해변의 물빛이나 환경에 완전히 빠졌다. 이제는 제주도에 가서 애월을 들르지 않더라도 애월에 관한 상상을 한다”고 말했다.

김 시인은 섬을 사랑한다. 고향이 전남 해남으로 중1 때까지 진도가 바라보이는 섬에서 살았다. 이번 시집에도 제주도는 물론 자은도, 제부도, 지심도 등 많은 섬이 소재로 등장한다. 그는 “섬 소녀였다. 섬은 늘 동경의 대상으로, 저도 모르게 제 시의 주요한 공간적 배경이 된 것 같다”고 설명했다.

김 시인은 한국문인협회에서 발행하는 ‘월간문학’의 편집국장도 맡고 있다. 편집을 하다 보면 정작 시를 쓸 시간은 턱없이 부족하다. 자꾸만 시인이 아닌, 직장인이 돼 가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김 시인은 “제 스스로 상상력이 부족하다고 느껴 여행을 다니면서 보고 듣고 몸으로 느낀 것을 표현하려고 애썼다. 다른 시인의 작품을 읽고 배우는 일도 게을리하지 않았다”며 “시간이 부족하다는 건 결국 핑계 같다. 두 번째 시집을 향해 다시 시작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인구 기자 clark@munhwa.com
김인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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