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와 기업이 어떤 관계를 유지하는 것이 국민경제에 바람직한가? 이 질문의 정답을 찾기는 매우 어렵다. 나라마다 다른 환경하에서 관련 법과 제도가 발전해 왔기 때문에 다를 수밖에 없다. 한국에서는 정부가 기업에 큰 영향력을 미칠 수 있는 역할을 오랫동안 지속해 왔기 때문에 정부-기업의 관계가 매우 특별하다. 1960년대 이후 경제개발 기간에는 말할 나위도 없지만, 민주적 절차에 의해 집권한 정부들도 역시 기업에 대해 강한 영향력을 유지해 오고 있다.
현재까지 국민이 선택한 정부가 모두 일곱 차례 들어섰고, 정부 역할에 대해 생각을 크게 달리하는 정부로의 정권교체가 이뤄지기도 했다. 그러나 새로운 정부가 들어서면 대통령과 대기업 총수들이 만나는 풍경은 변하지 않고 지속되고 있다. 대기업이 투자, 생산, 고용, 수출 등에서 차지하는 비중과 역할이 막대한 상황에서 대기업들의 협력을 구하는 것이 필요하기 때문인 것으로 이해할 수 있다.
2017년 오늘 한국경제의 모습과 현실은 하나일 수밖에 없지만, 대통령을 비롯한 정책책임자들과 기업인들은 각기 다른 한국경제의 모습을 보고 있다. 다른 경험을 통해 다른 가치관을 형성해 왔기 때문에 서로 다른 모습의 한국경제를 보고 있을 것이다. 특히 문재인 정부를 이끌고 있는 주요 인사들은 기업인들과는 매우 다른 시각과 경험을 기반으로 하고 있기에 그 해결책 또한 기업들과는 생각이 다를 수밖에 없다. 문재인 정부에서는 적극적인 정부의 역할을 강조하고 있다. 적극적인 재정의 역할뿐 아니라 법과 제도의 범위 내에서, 필요하다면 법 개정을 통해서라도 시장에 적극적으로 개입하는 정책을 천명하고 있다.
그렇지만 지난 27∼28일 청와대에서 열린 대통령과 기업인 간담회에서 대통령은 경쟁력을 회복해서 국민경제를 살리는 일이 가장 중요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그리고 이런 과정에서 대기업을 포함한 기업들의 역할이 중요하다는 의견도 표명했다. 비록 정부와 기업 양측이 다른 창문을 통해 한국경제를 보고 있지만 실제로 우리가 당면한 문제가 동일하다는 인식을 갖고 있다고 볼 수 있다.
대통령과 기업인들의 만남이 과거와 달리 형식 면에서 파괴가 있었다. 이뿐만 아니라 바람직한 정부-기업의 관계를 형성할 수 있는 내용적인 측면에서도 어느 정도 진전을 이루었다고 할 수 있다. 이번 회동에서 오늘 한국경제의 문제가 다르지 않다는 점이 확인되었다면, 이제부터는 한국경제의 발전과 성장을 위해 합의된 방안을 찾기 위한 정부와 기업 간의 생산적인 소통이 필요하다. 정부가 수행하는 정책이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정부 정책도 의도한 효과를 내지 못해 실패하는 경우를 종종 볼 수 있다. 그동안 정부는 법인세 인상, 최저임금 인상,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 새로운 고용의 창출 그리고 상생경영 등 기업의 감내를 요구하는 정책을 내놓았다. 이제는 완곡하게나마 기업인들이 토로한 기업 경영의 문제들을 해결하려는 정부의 정책적 노력이 요구된다.
시장의 실패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정부의 시장 개입이 필요하지만, 정부 역시 정책의 동반자인 기업을 이해하고, 설득과 협력을 구하지 못한다면 의도했던 결과를 얻을 수 없을 것이다. 이번 대통령과 재계의 만남이 정부와 기업이 건전한 소통을 할 수 있는 통로가 되어, 국민 모두에게 혜택이 돌아갈 수 있는 ‘사회 인프라’로 발전될 수 있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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