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63년부터 민방위 法 적용
건물 신축 때 방공호 의무화
주거지·병원에 30만 개 설치
공용방공호 5000여 개 갖춰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도발로 한반도 정세가 요동치면서 북·미 간 또는 남북 간 군사적 긴장 고조 상황에 대한 대비책 마련의 중요성이 강조되고 있다. 특히 북한 탄도미사일에 의한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자주국방’을 달성한 스위스의 방공호 같은 대피시설과 자주국방 군사력 확충이 시급한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31일 관련 보도에 따르면 스위스군은 현대 군사적 전력의 최강·최첨단이라 할 수 있는 핵무기는 보유하고 있지 않지만 핵무기에 대한 방어책은 확실하게 구축하고 있다. 스위스는 1963년부터 민방위법에 따라 새 건물을 지을 때 핵 방공호 건축을 의무화하고 있다. 현재 주민 거주지와 병원 등의 공공시설에 약 30만 개의 방공호가 구축돼 있으며 이와 별도로 5000여 개의 공용 방공호가 설치돼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스위스 영토에서 핵무기가 폭발할 경우 전체 인구의 114%가 방공호로 대피할 수 있는 규모다. 2차 세계대전 때는 독일 나치군의 침공 계획에도 스위스는 알프스 전역에 2만3000여 개의 지하 요새를 구축하고 결사항전을 벌인 바 있다.

스위스는 자주국방을 바탕으로 1~2차 세계대전 등 수많은 국제적 분쟁이 발생했던 유럽에서 무력 분쟁에 휘말리지 않고 영세중립국 지위를 유지해 왔다. 지정학적으로 스위스는 독일·프랑스·이탈리아 등 바다 건너의 영국을 제외한 유럽 강국의 사이에 끼어 있어 중국·러시아·일본의 틈바구니에 위치한 한국과 비슷한 처지다. 그러나 스위스는 지난 1815년 프랑스의 나폴레옹 전쟁에 대한 사후 수습을 위해 오스트리아 빈에서 개최된 ‘빈 회의’에서 영세중립국 지위를 보장받았다. 이 같은 역사적 기원과 국제적 조약의 근거가 있다고 해도 근·현대에 들어서까지 중립국 기조를 유지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었다. 따라서 스위스는 중립국 지위 보장 후에도 무장중립 정책을 근간으로 강력한 군사력을 보유하고 있다.

인구가 800만 명으로 비교적 적은 스위스는 ‘개병주의(皆兵主義)’를 병역제도의 기반으로 한다. 이에 일부 장교 등 직업 군인을 제외한 병역 대상 국민(만 19~26세의 남성)은 평상시 생업에 종사하다 유사시에 48시간 내에 동원 소집되는 민병대에 소속돼 있으며, 동원 시 병력은 22만여 명에 달한다. 기본적인 병력 수에 있어, 한국이 약 5000만 인구에 60만 명의 병력을 보유하고 있는 것과 비교된다. 또 각 개인이 총기를 집에 보관하다 동원 시에 들고나온다는 점도 스위스군의 특징이다. 스위스는 바다를 끼고 있지 않은 내륙 국가이기 때문에 육군과 공군 위주로 군을 편제하고 있다. 지난 2007년 군 개혁 이후 육군은 보병여단 2개, 산악보병여단 2개, 기갑여단 2개, 예비군여단 2개로 구성됐다. 공군은 최전선 방어 임무를 맡은 3개의 비행 중대가 보유한 총 30대의 F/A-18 호넷을 비롯해 약 270대의 군용기를 운용하고 있다.

박준희 기자 vinkey@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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