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발사 땐 20분도 채 안걸려
‘실내에 들어가 방송청취하라’
11월부터 매달 1회 대피훈련


북한의 핵강국 선언에도 불구하고 한국에서는 핵공격에 대한 경각심이 떨어지고 있지만 미국 하와이주는 오는 11월부터 한 달에 한 번 북한의 핵미사일 공격에 대비한 주민 대피 훈련을 결정해 시선을 모으고 있다. 하와이 주정부는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14형’ 사정권에 하와이가 들어가면서 미국 50개 주 중 처음으로 정기적인 훈련을 실시하기로 했다.

최근 미 하와이주 비상관리청(EMA)은 북한의 핵 공격에 대비해 주민과 방문객들의 신속한 대피를 돕고 정확한 행동 요령을 알리기 위한 훈련 프로그램을 마련해 오는 11월부터 매달 첫 근무일에 실시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러한 과도한 대응은 관광 산업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일부 우려도 있었지만 북한이 지난 28일 또다시 사거리가 늘어난 화성-14형 ICBM을 시험 발사함에 따라 이러한 불만은 싹 들어간 상태다.

하와이 뉴스나우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EMA는 ‘15㏏짜리 핵무기가 호놀룰루 약 300m 상공에서 폭발했을 경우’라는 최악의 상황을 상정하고 대피 훈련 프로그램을 마련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오는 11월 1일 북한의 핵미사일 공격이라는 가상 상황을 알리는 비상 사이렌이 울리면 주민과 방문객들은 자택이나 인근 건물 지하 등 피란처로 대피하는 훈련을 하게 된다.

냉전 시대 이후 미국이 적국의 가상 공격에 대비해 비상 훈련을 하는 것은 처음이다. 1400만 명에 달하는 하와이 주민은 물론 연간 900만 명에 육박하는 관광객도 훈련에 참가하게 된다. 번 미야기 비상관리청장은 성명을 통해 “북한의 핵 공격 가능성은 현재로서는 낮은 편이지만 그들이 언젠가는 우리 고장에 도달할 탄도미사일을 개발하려고 한다는 것은 분명하다”며 “북한 공격에 대비한 주민들의 행동 요령을 숙지시키는 훈련을 더 이상 미룰 수 없다”고 했다.

EMA는 ‘실내로 들어가고(get inside), 실내에 머물고(stay inside), 방송을 청취하라(stay tuned)’는 구체적인 행동 요령을 담은 ‘핵 대비 가이드’를 제작해 주민들과 관광객들에게 배포할 계획이다. 2차 대전 이후 쓰이지 않았던 와이키키 해변 인근의 군사 터널과 벙커 역시 대피소로 새삼 주목받고 있다. 하와이주가 이처럼 북한 미사일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것은 북한으로부터 7000㎞밖에 떨어져 있지 않은 데다 미 태평양사령부를 비롯한 중요 군사 시설 등이 있어 북한 핵미사일 공격의 미국 내 첫 타깃이 될지 모른다는 우려 때문이다. 북한이 핵미사일을 쏠 경우 하와이에 도착하는 시간은 채 20분도 걸리지 않는다.

유회경 기자 yoology@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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