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의 한반도’ 원칙 철회포함
한미상호방위조약폐지도 거론
‘南·北 운명 결정’ 韓배제 우려


북한이 지난 28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14형’ 2차 시험발사에 성공하면서 미국 워싱턴 조야에서 중국과의 빅딜론이 급부상하고 있다. 북한이 사실상 ‘레드라인(금지선)’을 넘어선 상황에서 미국이 주한미군 철수와 ‘하나의 한반도’ 원칙 철회, 한·미 상호방위조약 폐지 등을 약속하는 방식으로 중국의 대북 압박을 끌어내야 한다는 논리다. 이 주장대로라면 이는 한국이 북핵 문제 주도권을 쥐어야 한다는 문재인 정부의 ‘운전대론’과는 정반대로, 한국이 배제된 채 미·중이 한반도 운명을 결정하는 시나리오도 배제할 수 없는 셈이다.

2005~2009년 미국 국무부 북한인권 특사를 역임한 제이 레프코위츠는 지난 29일 뉴욕타임스(NYT)에 기고한 ‘우리는 북한에 대한 급진적인 새 접근법이 필요하다’는 제목의 글에서 “한반도 정책 접근법에 급격한 변화가 필요하며 미국의 공화·민주당이 오랫동안 지지해왔던 ‘하나의 한반도(One Korea)’ 정책을 포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레프코위츠는 “‘하나의 한반도’ 정책은 더 이상 현실적이지도, 실현 가능하지도 않다”면서 “올바른 옵션(선택)은 고통스러울지라도 중국과 협상하는 것”이라면서 “이제 중국에 ‘우리의 목표가 더 이상 한반도 통일이 아니다’는 점을 명확하게 알려주는 방식으로 진짜 당근(유인책)을 줘야 하는 시점”이라고 말했다. 한반도 통일을 추구하지 않는다는 약속을 통해 통일 이후 북한이라는 완충지대가 사라질 수 있다는 중국의 우려를 불식시켜야 한다는 주장이다.

미국 외교의 거두인 헨리 키신저 전 국무장관도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렉스 틸러슨 국무장관 등에게 “북한 정권 붕괴 이후 상황에 대해 미국이 중국과 사전에 합의하면 북핵 문제 해결에 더 좋은 기회를 가질 수 있다”면서 주한미군 철수 등을 중국에 건넬 수 있는 협상 카드로 제시했다고 NYT는 보도했다.

앞서 국방부 선임 관료 출신으로 1990년대 남·북·미·중 4자 회담에 미국 대표단으로 참석했던 토드 로젠블럼 애틀랜틱카운실 연구원도 최근 폴리티코 기고문에서 “주한미군을 철수하고 필요하다면 한미상호방위조약을 끝내는 방식으로 중국의 북한 지원 중단뿐 아니라 김정은 북한 정권의 종식을 위한 협조를 얻을 수 있다”고 말했다.

워싱턴=신보영 특파원 boyoung22@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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