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韓-美·日정상 ‘통화시기’ 논란

文대통령, 6박7일로 여름휴가
트럼프-아베는 오늘 긴급통화

與野 지도부도 휴가 예정대로
“정치권 안보불감증’비판 나와


문재인 대통령이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급 화성-14형 2차 시험 발사에 대한 대응책 마련을 위한 미·일 정상과의 ‘정상통화’ 시기를 휴가 이후로 조율 중인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일고 있다. 여야 지도부 상당수도 휴가철을 맞아 자리를 비운 것으로 확인되면서 중대한 안보 이슈에 대한 정치권의 대응이 너무 느슨한 게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된다.

31일 청와대는 문 대통령이 이번 주 여름휴가를 다녀온 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와 북한 화성-14형 도발과 관련해 전화 통화를 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현재 시간은 조율 중이지만 대통령이 휴가를 갔다 온 직후가 될 것 같다”고 말했다.

하지만 문 대통령이 양국 정상과의 통화 시점을 ‘휴가 이후’로 조율 중인 것을 두고 ‘안이한 대응’이라는 비판의 목소리가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과 아베 총리가 북한의 도발이 발생한 지 3일 만인 이날 오전 긴급 전화 통화를 하는 등 신속하게 대응하고 있는 것과는 달리 정작 당사국인 우리나라 대통령은 휴가를 이유로 정상 통화 시점을 미룬 탓이다. 앞서 문 대통령은 지난 30일 6박 7일간의 일정으로 여름 휴가를 떠났다. 원래는 29일 출발할 예정이었지만 전날 밤 북한의 미사일 도발로 일정을 하루 늦췄다.

주호영 바른정당 원내대표는 “안보를 미국에 의존하다 보니 우리가 자체적으로 해결하려는 노력을 몇십 년째 안 해왔다”며 “국방을 우리 힘으로 하려는 노력을 안 했기 때문에 타성에 젖어 있는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고 지적했다.

상황은 정치권도 크게 다르지 않다. 북한의 미사일 도발에도 불구하고 여야 지도부 상당수는 예정대로 휴가 일정에 돌입했다. 더불어민주당 추미애 대표는 이날부터 다음 달 4일까지, 우원식 원내대표는 다음 달 3일부터 6일까지 휴가가 예정돼 있다.

제1야당인 자유한국당의 홍준표 대표 역시 이날부터 다음 달 4일까지 고향인 경남에서 휴가를 보낼 계획이다. 또 같은 당 정우택 원내대표도 30일부터 사흘간 휴가를 냈다.

김동철 국민의당 원내대표는 별도의 휴가를 내지는 않았지만, 다음 달 2일부터 13일까지 정세균 국회의장의 해외순방에 동행하기로 했다. 다만 박주선 국민의당 비상대책위원장은 별도로 휴가 일정을 잡지 않았다. 8월 전당대회 준비로 바쁜 데다가 ‘문 대통령 아들인 문준용 씨의 특혜 취업 의혹 제보 조작 사건’에 대한 검찰 수사 결과가 이날 발표되는 만큼 자리를 비우기 어렵다고 판단한 것이다.

이혜훈 바른정당 대표도 따로 휴가를 떠나지 않고 최고위원회의와 수도권·충청권 방문 등 당내 행사에 집중하기로 했다.

장병철 기자 jjangbeng@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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