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정부 물갈이에서 ‘한시름’
지난 2015년 경영평가에서 C등급을 받았던 KDB산업은행과 한국수출입은행이 지난해 ‘B등급’으로 상향 조정됐다. 한국거래소도 예년 수준인 B등급을 받으면서 문재인 정부의 금융권 친박 인사 물갈이가 딜레마에 빠질 전망이다.
31일 금융위원회가 발표한 ‘2016년 금융 공공기관 경영실적 평가 결과’에 따르면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의 경영평가 등급이 지난 2015년 C에서 지난해 B로 각각 한 단계 높아졌다.
한국거래소와 예탁결제원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에도 B등급을 맞아 3년 연속 양호한 성적을 거뒀다. 경영실적 평가 등급은 S(탁월)-A(우수)-B(양호)-C(보통)-D(미흡)-E(아주 미흡) 등의 6단계로 분류된다.
그동안 산업은행과 한국거래소의 경영 실적 평가 결과에 업계의 관심이 높았다. 장·차관 인사가 마무리되면서 공공기관을 대상으로 한 대대적인 물갈이 인사가 예고돼있기 때문이다. 평가가 좋지 못하면 자진사퇴 유도 등의 방식으로 기관장이 교체될 것이란 전망이 많았다.
금융 공공기관 중에선 이동걸 산업은행장과 정찬우 한국거래소 이사장이 대표적인 친박(친박근혜) 인사로 꼽히며 물갈이 인사 1순위로 꼽혀왔다.
최종구 금융위원장은 30일 1급 공무원 3명으로부터 일괄 사표를 받으면서 금융 공공기관 물갈이 인사가 임박했음을 시사했다. 하지만 이번 평가 결과가 양호한 것으로 나오면서 문재인 정부의 친박 색 지우기 계획에도 차질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두 기관장 모두 2년 가까이 임기가 남아 있어 물리적인 방법으로 교체 시 잡음이 불거질 수 있기 때문이다. 기관평가가 양호하게 나오면서 두 기관장이 버티기에 나설 가능성도 높다.
산업은행 관계자는 “정부로부터 거취와 관련해 연락받은 것이 없다”면서 “업무 능력과 전문성이 검증된 분으로서, 알려진 것과는 달리 정치색이 옅다”며 친박 인사라는 평가에 불편한 기색을 나타냈다. 한국거래소 관계자 역시 “특이한 동요 없이 이사장직을 수행 중”이라고 말했다.
황혜진·김만용기자 best@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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