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원금·판매장려금 안줘도 돼
마케팅비 절감 수익 감소 상쇄
판매점 도산 우려 정부에 부담
“정부도 비용분담”… 힘겨루기
가계 통신비 인하를 놓고 시장과 정부의 힘겨루기가 본격화할 전망이다. 특히 SK텔레콤은 정부가 부담을 느낄 수 있는 ‘단말기 완전 자급제’ 카드를 공식적으로 꺼내 들었다.
업계 안팎에서는 정부가 이동통신사와 이통 소비자에 징수하는 주파수할당대가와 전파사용료, 부가가치세(VAT) 감면을 통해 시장과 가계 통신비 인하에 따른 부담을 나눠야 한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조만간 구성될 민·관 합동 통신비심의협의체에서 이 같은 현안들이 집중적으로 다뤄질 예정이다.
31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SK텔레콤은 2분기 실적 발표 직후 콘퍼런스 콜을 통해 단말기 완전 자급제를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단말기 완전 자급제는 휴대전화 판매와 개통 등 서비스를 분리한다는 취지로 제조사 유통점이 휴대전화 판매를 담당하고 이통사 대리점은 개통 등 서비스 관련 업무만 처리하는 방식으로 운영된다. 이통사 대리점과 그와 연계된 판매점이 휴대전화 판매와 개통까지 모두 처리하는 현재와는 큰 차이가 있다.
이통사들은 제조사로부터 휴대전화를 구매해 이를 판매하며 소비자에게는 지원금을, 대리점에는 판매장려금을 지급한다. 그러나 단말기 완전 자급제가 시행되면 이통사가 소비자에게 지원금을 지급할 필요가 없어지고 ‘단말기 판매’나 ‘고가 요금제 유치’ 명목으로 대리점에 주어지던 판매장려금도 줄일 수 있어 마케팅비를 절감할 수 있다. 지원금과 판매장려금이 마케팅비의 대부분을 차지하기 때문이다. 이를 통해 인위적 요금인하에 따른 수익 감소를 상쇄한다.
반면 이 경우 정부의 부담은 크게 높아진다. 정부가 일자리 창출을 주요 정책 목표로 삼고 있는 상황에서 수많은 중소 휴대전화 판매업체들이 도산할 가능성이 커진다. 업계에서는 단말기 완전 자급제가 시행되면 판매장려금 명목 중 단말기 판매와 관련된 부분이 사라져 사실상 판매장려금에 수익을 의존하고 있는 휴대전화 판매업체들의 구조조정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고 있다.
업계 안팎에서 정부에 비용 분담을 요구하는 목소리 역시 높아지고 있다. 정부는 이통사에 주파수할당대가와 전파사용료를 징수하고 있다. 이통 소비자로부터는 이통 요금의 10%에 해당하는 VAT를 받는다.김홍식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이통사와 이통 소비자가 올해 정부에 지급할 ‘주파수할당대가 + 전파사용료+ VAT’가 3조 원에 달할 전망”이라며 “소비자가 지불하는 통신비중 상당수가 이통사가 아닌 다른 쪽으로 흘러가고 있는 셈”이라고 지적했다.
임정환 기자 yom724@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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