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능 절대평가·유치원 논란…
협력적 마인드 필요한 시점

‘교실 정치토론’ 허용 갈등도
교사, 중립지키면 문제없어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은 “현재 ‘학교’는 엄청난 도전을 받고 있다”며 이해 당사자 간 교육 현안 갈등을 풀기 위해 ‘교육 대타협 선언’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자율형사립고(자사고)·외국어고(외고) 폐지 문제나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 절대평가, 국공립유치원과 사립유치원의 대립 등 무수한 갈등을 앞에 두고는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맞는 인재 양성은 요원하다는 판단에서다.

조 교육감은 문화일보와의 인터뷰에서 “학교라는 공간에서 다양한 교육 주체들이 배제되지 않고 참여하고 포용되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며 이것이 선진국형 민주주의로 가는 중요한 경로”라고 말했다. 조 교육감은 “우리 사회가 민주화 과정을 거치면서 사회 시스템 내에 다양한 주체들이 참여하게 되다 보니, 이해갈등이 심해지는 것 같다”며 “이제 ‘공동체적 마인드’ ‘협력적 마인드’가 필요한 시점에 왔다”고 강조했다.

조 교육감은 대표적으로 지난달 24일 서울시교육청이 발표했던 ‘서울시교육청 3개년(2018~2020년) 학생인권종합계획 초안’을 들었다. 이 초안에서 교육청은 수업시간에 정치적 이슈에 대한 토론을 허용하자고 밝혀 논란을 일으켰다.

조 교육감은 “수업시간에 정치 이슈에 대한 토론을 허용하면 교실이 ‘정치장화’될 것이라는 우려가 큰데, 교사는 정치적 중립성을 지키고 아이들은 모든 정치적·사회적 현안에 대해 제한 없이 토론하게 하면 될 것”이라며 “최근 교육청이 제안한 보이텔스바흐 협약에 기초한 서울형 민주 시민교육 논쟁 수업 모델과 같다”고 말했다. 보이텔스바흐 협약은 독일에서 운영되는 협약으로, 이념과 정권에 치우치지 않는 교육을 위해 강제적인 논리 주입을 금지하는 대신 토론을 유지하면서 정치적 행위 능력을 향상시키는 것이다. 현재 독일의 학교들은 이 협약 원칙에 따라 수업을 진행하고 있다. 조 교육감은 “교사는 학생들에게 특정한 견해를 주입하려고 하지 말고 ‘퍼실리테이터’(중립적이고 민주적인 토론을 촉진하는 전문가) 역할만 하는 대신, 정치적·사회적 현안을 차단하지 말고 자유롭게 토론하도록 하는 타협이 필요하다”며 “즉 교사는 정치적 중립성을 철저히 준수하고, 대신 학생들은 금기 없이 토론하는 것을 맞교환하자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우리 시대의 다양한 현안에서 ‘병목 지점’이 돼 있는 중요한 갈등 현안에 대해 이런 식의 ‘대타협적 교환’이 필요하다고 본다”며 “예를 들어 최근 논란이 됐던 사립유치원과 국공립유치원 문제도 이 같은 대타협적 교환이 필요한 분야”라고 말했다. 조 교육감은 “학부모는 국공립유치원의 부족을 호소하는데, 사립유치원들은 생계를 걱정하며 그걸 막으려고 한다”며 “그래서 ‘공영형 사립유치원’을 만들었는데, 사립유치원의 ‘재정적·행정적 애로사항’과 ‘국공립유치원의 확대’라는 시민의 요구 사이에 대타협적 교환 접점을 찾은 것”이라고 말했다. 자사고 폐지 문제 역시 이 같은 교육 대타협 선언을 통해 해결점을 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조 교육감은 확신했다.

정유진 기자 yoojin@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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