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 모바일 연구소(ATAP)가 지난해 개발자회의(I/O)를 앞두고 공개한 모듈러 스마트폰 ‘아라’의 개발자용 시제품.
구글 모바일 연구소(ATAP)가 지난해 개발자회의(I/O)를 앞두고 공개한 모듈러 스마트폰 ‘아라’의 개발자용 시제품.

최근 ‘모듈식 장치’ 특허 출원
페북내 비밀그룹 ‘빌딩8’엔
과거 구글 모듈폰 인력 합류

모듈러 디바이스 개발 성공땐
스마트폰 부품 시장 장악 가능
글로벌 ICT 기업 도전 계속돼

흥행 실패땐 부담 만만치 않아
LG 올인한 ‘G5’ 호응 저조로
주변기기 ‘프렌즈’도 인기 시들


‘모듈러(modular) 디바이스의 꿈은 왜 사라지지 않을까.’

페이스북이 조만간 모듈러 디바이스를 선보일 것으로 보인다. 특히 페이스북은 최근 스피커, 마이크, 터치 디스플레이, GPS를 탑재하고 전화 기능까지 갖춘 ‘모듈식 전자 기계장치’ 관련 특허를 출원한 것으로 나타났다. 모듈러 제품은 사용자들이 레고를 조립하는 것처럼 내부 부품을 조합해 사용할 수 있는 특징이 있다.


1일 관련 업계와 외신 등에 따르면 모듈식 전자 기계 장치(오른쪽 작은 사진) 특허출원 조직은 페이스북 내 하드웨어 비밀그룹 ‘빌딩8’로, 해당 그룹에는 과거 구글의 모듈러 스마트폰 ‘프로젝트 아라’를 추진했던 인력 상당수가 일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업계에서는 해당 제품이 스마트폰이나 알렉사를 탑재한 아마존 에코나 구글 어시스턴트를 탑재한 구글 홈 등 인공지능(AI) 스피커 역할을 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글로벌 정보통신기술(ICT) 기업의 모듈러 디바이스 개발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과거 구글이 ‘아라’라는 명칭으로 모듈러 스마트폰 상용화에 나섰다가 지난해 9월 공식적으로 해당 프로젝트를 종료했다. 지난해 LG전자는 세계 최초 상용 모듈러 스마트폰 G5를 출시했으나 역시 소비자들로부터 좋은 평가를 얻지 못했다.

LG전자가 지난해 출시한 전략 스마트폰 ‘G5’. 스마트폰 하단을 분리해 카메라 등 모듈을 끼울 수 있다.   LG전자 제공
LG전자가 지난해 출시한 전략 스마트폰 ‘G5’. 스마트폰 하단을 분리해 카메라 등 모듈을 끼울 수 있다. LG전자 제공

그럼에도 불구하고 ICT 기업들은 모듈러 디바이스의 꿈을 버리지 않고 있다. 모듈러 디바이스가 성공만 하면 스마트폰 부품은 물론 주변 기기 생태계를 한 번에 장악할 수 있는 지름길이기 때문이다. 부품, 주변 기기의 발달과 함께 모듈러 제품의 활용성이 급격하게 높아지는 장점도 있다.

페이스북의 경우 SNS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 등 콘텐츠를 보유하고 있으나 하드웨어 진출에는 어려움을 겪어왔다. 2013년 HTC와 함께 스마트폰 출시를 시도했으나 실패했다.

모듈러 디바이스는 뼈대를 이루는 하나의 핵심 기기에 다양한 제조사의 하드웨어를 끼우는 방식으로 구성된다. 구글의 경우 ‘엔도 스켈레톤’이라는 뼈대에 다양한 제조사의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는 물론 디스플레이, 스피커 등을 끼워 사용하는 방식으로 구성된 바 있다. 방향은 다소 다르지만 LG전자의 G5 역시 G5에 가상현실(VR) 기기는 물론 카메라 모듈, 오디오 모듈 등을 끼워 쓰는 방식으로 구성됐다.

페이스북도 모듈러 디바이스를 통해 생태계 구성에 성공하면 핵심 하드웨어나 소프트웨어가 플랫폼 역할을 함으로써 스마트폰 부품 및 주변 기기 제조 생태계의 중심에 설 수 있을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는 “성공만 하면 하드웨어 분야의 ‘안드로이드(구글 모바일 운영체제)’가 될 수 있다”며 “구글이 안드로이드 운영체제(OS)를 통해 하드웨어 시장에 막대한 영향력을 행사하듯 부품 제조사나 주변 기기 제조사들에 영향력을 행사하며 자사 생태계를 구성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실패했을 경우 부담도 그만큼 크다. 지난해 G5의 경우 G5를 중심으로 다양한 모듈러 주변 기기 등을 출시했으나 G5가 호응을 얻지 못하면서 의욕적으로 내놓았던 ‘프렌즈’라는 명칭으로 함께 출시된 주변 기기들의 용도까지 모호해지는 결과를 낳았다. G5에 끼워 쓸 수 있었던 카메라 모듈이나 오디오 모듈 등이 대표적이다. 이는 G5 출시 당시 업계 안팎에서 LG전자가 ‘올인’을 했다는 분석이 나온 배경이기도 했다.

임정환 기자 yom724@munhwa.com
임정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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